전자업계, LCD와 반도체 가격구조 엇갈려…LCD 견인차 역할 지속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반도체 가격이 역대 최저치에 육박할 정도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반면 LCD 패널 가격은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면서 전자업계의 숨통을 틔워주고 있다.

LCD 패널 생산 업체들이 공격적인 증산을 자제하고 고부가가치 패널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만큼 LCD 패널 가격의 추가 상승 여지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1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서도 LCD 패널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면서 해당 업체들에 큰 힘이 되고 있다.

시장 주력 제품인 40~42인치 LCD 패널 가격은 지난 1월 말 206달러에서 9월 말 221달러로 15달러 가량 올랐다. 출하량이 가장 많은 32인치 패널도 125달러에서 128달러로 소폭 상승했다.

이는 업체들이 수요 감소를 의식해 증산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LCD 패널 업체들이 수요가 있는 정도 만큼의 생산을 지속하고 있다”며 “업계의 재무상태 등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에 공격적인 증산에 나설 가능성이 크지 않아 LCD 패널 가격은 당분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LCD 패널 업체들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등에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패널 생산에 주력하고 있는 것도 가격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V 시장의 불황으로 TV용 패널 생산이 줄어들고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이 늘었다”며 “스마트폰과 태블릿 PC 관련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LCD 패널 업체들에 유리한 상황이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4분기 이후에도 LCD 패널 가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면서 전반적으로 전자업계의 수익성 제고를 견인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반면 반도체 가격은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Gb(기가비트) D램 가격은 지난달 1달러선이 붕괴된 후 이달 들어 0.92~0.97달러 사이를 횡보하고 있다. D램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것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PC 수요가 급감한 가운데 저가 업체들의 재고가 해소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미 일부 제조업체는 원가를 하회하는 수준까지 가격을 낮춘 상태이며 재무구조 악화로 생산을 축소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스마트폰 등에 쓰이는 낸드플래시 가격도 최근 소폭 올랐지만 추가 상승은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달 들어 낸드플래시 가격은 32Gb와 64Gb이 각각 4.5%, 2.2% 가량 상승했다. 그러나 이는 낸드플래시 제조업체들이 저가 판매를 자제하고 생산을 최소화하면서 이뤄진 결과다.

이선태 NH농협증권 연구원은 “7월 이후 삼성전자와 도시바 등이 생산을 줄이면서 가격이 상승세를 보였다”며 “그러나 상승세가 유지될 가능성은 낮으며 4분기 이후 다시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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