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4월보다 6~8월 마이너스 성장이 더 심각한 이유


아주경제 홍성환 기자= # 백화점 바이어 A(32)씨의 근심이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매출 성장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이후 회복될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똑같은 역신장을 기록한 8월이 4월보다 더욱 심각하게 다가오고 있다. 전년과 비교했을때 4월 하락폭이 더 크지만 기저효과를 생각하면 상황은 정반대인 탓이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유통업체들은 최근 마이너스 성장과 관련, 올해 초보다 더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상황인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들이 숫자의 함정에 빠진 셈이다.

지난 4월과 8월 매출은 전년과 비교해 동일하게 줄었지만 실제 체감은 8월이 더 심각하다는 이야기다. 6월 이후 기록하고 있는 마이너스 성장이 백화점 입장에서는 진짜 위기인 셈이다.

실제 백화점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4월에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8월보다 상황이 나쁘지는 않았던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백화점 관계자는 "4월과 8월 매출이 똑같이 1%가량 늘었다고 치면 작년 4월 매출 신장률이 높았기 때문에 눈에 보이는 하락폭은 커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작년 4월 주요 백화점들이 두 자릿수 이상 높은 매출 신장률 기록했다. 때문에 수치적으로 하락폭이 더 크게 보이는 효과가 있다는 설명이다. 즉, 올해 4월 눈에 보이는 매출 하락폭은 8월보다 상대적으로 커 보이지만 실제 매출 규모는 더 많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4월 주요 백화점들은 전년 대비 15%가량 큰 폭의 매출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반해 작년 6~8월 경우, 매출 신장률이 둔화되기 시작했다. 작년 6~8월 백화점업체들은 8%대 매출 성장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같은 기간에는 계속 역신장 중이다. 지난 8월 주요 백화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9% 줄어들며, 지난 6~7월에 이어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 증권업계 관계자 "숫자로만 보면 똑같은 마이너스지만 작년 대비라는 함정 때문에 수치로 단순 비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적을 비교하는 방법이 전년과 비교하는 것 밖에 없어 이러한 숫자놀음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전했다.

한편,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지속된 불황으로 인한 기저효과로 올 하반기 매출신장률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최근 기록하고 있는 마이너스 성장은 백화점들에게는 진짜 위기 신호"라며 "이러한 상황이 하반기에 계속 지속되면 정말 위험하다"고 설명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