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주요 6개국 통화에 대비 달러화의 평균적인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US Dollar Index)가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강오 한화증권 수석연구위원은 "달러인덱스가 7월 말을 정점으로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에 비해 주요 원자재들은 급등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QE3 시행으로 유동성 확대와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달러인덱스의 하락추세는 좀 더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수석연구위원은 "달러화 약세 현상으로 인해 금, 은 등 귀금속은 실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매력 증가로 가격 강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주까지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거래되는 12월 인도분 은 가격과 금 가격은 각각 한 달 새 9%, 20% 이상 올랐다.
손재현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금 가격의 경우 1770달러 부근에서 추가 상승은 제한되는 양상이지만 상승 심리가 강해 차익 실현 매물에 따른 하락 압력에도 견조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강유진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금과 은 가격이 연고점을 뚫고 오른다면 어디까지 오를지가 관건이나, 지난해 귀금속 시장이 한창 강세 랠리를 보일 때 시카고상업거래소의 갑작스런 선물 증거금 인상으로 투자자들의 사기를 꺾은 바 있다"며 "전고점 달성 여부는 투기 수요 규제라는 리스크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귀금속 관련 최선호주로는 고려아연이 꼽혔다. 고려아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원자재 가격 상승 기대감에 3.55% 올라 이달 들어 17% 이상 올랐다.
강태현 이트레이드증권 선임연구원은 "이번 QE3로 인해 제품가격 상승여건을 조성할 것이고, 고려아연의 강력한 실적개선 및 주가상승 에너지를 유인할 것"이라며 "특히 고려아연의 귀금속 생산능력에 주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와 함께 "일반적으로 양적완화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수반하며 이에 대한 헤징으로서 금, 은과 같은 귀금속에 대한 수요증가 압력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난다"며 "따라서 고려아연에 대한 재조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기업분석부 매크로팀장은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달러화 약세 시 헤지성 수요 유입으로 금 가격 강세가 예상되나 달러인덱스와의 상관계수가 과거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며 "달러인덱스와의 높은 상관관계 및 재고 감소를 감안 시 구리 가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구리 12월 인도분 가격은 이달 들어 10% 이상 치솟아 4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풍산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히고 있으며 동 가격 반등에 힘입어 하반기 실적 호조까지 전망되고 있다. 풍산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1.32% 올랐다.
문정업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국제 전기동 가격이 전월 평균치를 상회하고 있으며, 신동제품의 판매량이 양호하고 방산 매출액도 예상보다 좋아 하반기 실적 모멘텀이 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3개월물 구리의 전고점(1월 말)인 t당 8600달러대를 돌파할 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현욱 HMC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귀금속, 비철금속은 펀더멘털 요인보다 달러·유로화 움직임에 민감해 매크로 이슈에 따른 투자가 필요하다"면서 "구리의 최대 수요국가인 중국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결국 중국 PPI 상승, 중국 CPI 상승으로 이어져 새로운 지도부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시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 수요 측면에서 기대감을 낮출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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