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과도하게 음란하다'. 프랑스 작가 마르키 드 사드(1740-1814)의 소설 ‘소돔의 120일’이 배포중지와 즉시수거 결정이 내려졌다.
동서문화사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번역 출간된 ‘소돔의 120일’에 대해 배포를 중지하고 즉시 수거하거나 폐기해야 한다는 문화부의 결정이 나왔다.
이 결정은 이달초 간행물윤리위원회가 유해간행물 판정을 내린 데 따른 것. 장택환 간행물윤리위원회 사무국장은 “내용이 과하다는 민원이 제기돼 심의에 상정됐고 근친상간과 가학ㆍ피학적 성행위 등 표현수위가 지나치고 반인륜적 내용이 상당히 전개됐다는 판단에 따라 유해간행물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포르노 소설도 그냥 나오는 마당에 유해간행물 판정은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반발하고 있다. 출판사측은“사드가 외설을 쓰려고 쓴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복잡다단한 사상을 묘사한 것이고 어느 나라에서도 사드의 책에 대해 이런 문제가 생긴 경우는 없다”며 "재심을 청구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소송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미완성작인 ‘소돔의 120일’은 작가 생전에 유실됐다가 1904년 발굴됐다. 사드의 분신이라 할 수 있는 4명의 권력자가 젊은 남녀 수십 명을 이끌고 120일 동안 벌이는 변태적인 향락의 기록이다. 루이 14세 치하에서 권력자들이 젊은 남녀 노예를 이끌고 120일간 향락을 벌인다는 내용으로 1부만 완성됐고 2-4부는 줄거리 요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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