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장슬기 기자= 금융당국의 규제와 수수료율 인하로 경영난을 호소하던 카드업계가 올해 상반기 1조4000여억원의 흑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카드사들은 경영 악화를 핑계로 각종 부가서비스 및 혜택 축소에 나서면서 고객들의 눈총을 받고 있다.
18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카드사의 당기순이익은 1조4140억원으로 전년 동기(6820억원)보다 2배가 늘었다.
삼성카드가 올해 상반기 에버랜드 지분을 팔아 받은 5350억원과 신한카드의 비자카드 주식매매이익 989억원을 제외해도 전년 동기 대비 1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순익은 에버랜드 매각익을 포함한 삼성카드가 6909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신한카드(4232억원), KB국민카드(968억원), 현대카드(904억원), 롯데카드(827억원), 비씨카드(676억원) 순이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카드사 전체 수익이 2조5000여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체 순익은 1조5000여억원이었다.
그러나 카드사들은 순익 급감을 이유로 고객에게 제공되는 각종 부가서비스를 줄이고 있다.
삼성카드와 신한카드는 일부 제휴카드를 중단키로 했다. 삼성의 ‘LIG 티클래스앤오일삼성카드’와 ‘LIG 티클래스앤오일삼성카드-패밀리’는 오는 28일부터, 신한의 ‘온세텔레콤-신한카드’는 12월말, ‘정상제일엘에스-신한카드’는 내년부터 발급이 중단된다.
할인폭과 포인트 적립률도 크게 줄었다. 신한카드, 삼성카드, 현대카드, 외환카드, 롯데카드, 하나SK카드는 내년 3월부터 홈플러스의 훼밀리 포인트 적립률을 기존 0.5%에서 0.45%로, KB국민카드는 1.0%에서 0.95%로 낮추기로 했다.
현대카드는 M포인트를 적립할 수 있는 모든 카드를 대상으로 올해 말부터 온라인몰 옥션의 적립 포인트를 기존 3%에서 1%로 줄였다. 이와 함께 28일 그동안 고객들에게 다양한 부대서비스 체험을 제공했던 파이낸스샵까지 문을 닫기로 했다.
KB국민카드는 30일부터 모든 카드에 공통으로 입장권 20%를 할인해주던 ‘허브 힐즈’ 서비스를 종료한다.
할인 조건 기준도 대폭 상향된다. 하나SK카드는 기존 3개월 동안 30만원만 써도 할인 혜택을 제공했던 ‘매일더블 캐쉬백’, ‘BIGPOT오일’ 등에 대해 매월 30만원 이상을 써야 할인해주기로 조건을 바꿨다.
롯데카드도 기존 3개월간 30만원 이상만 쓰면 제공했던 롯데월드 자유이용권 50% 할인 서비스를 내년부터 매월 20만원씩 사용해야 제공한다.
연회비를 올리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삼성카드는 이미 ‘삼성카드 7+’ 가족카드의 연회비를 2만원에서 3만원으로 올렸고,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 일부 카드사도 연회비를 올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고객들의 카드 사용금액이 급증하면서 카드사의 수익은 오히려 늘고 있다”면서 "카드사들이 염려했던 수익감소는 기후에 그쳤는데도 이들이 서비스 축소 및 회비 인상을 추진하는 것은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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