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가시화…국내 경제 들썩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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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18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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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코앞에 두고 있다.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정책과 더불어 유럽중앙은행(ECB)의 무제한 국채매입(OMT) 등으로 원화 강세 압력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환율이 하락(원화값 상승)하면 수출 기업에게는 타격이 불가피하다.

전문가들은 다음달까지 환율이 1100원선 위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수출기업들에게 부담은 있어도 국가 경제 차원에서는 견딜만한 수준이라는 진단이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2.3원 오른 1118.3원으로 장을 마쳤다.

환율은 지난 14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의 추가 경기부양책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의 한국 국가신용등급 상향 호재가 맞물리면서 10원 이상 급락해 1110원선까지 내려갔다. 이어 지난 17일 1116.0원으로 장을 마치며 종가 기준으로 지난 3월 2일(1115.5원) 이후 최저치를 찍었다.

하지만 18일 환율은 일본 중앙은행(BOJ)의 통화정책회의에서 경기부양책을 발표할 것이라는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소폭 반등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유동성 확대에 따라 하락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불안이 다소 완화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유동성이 풀리면 외국인 자금이 국내 뿐만 아니라 신흥국에 대거 유입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외화 유출입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환율 시장도 불안해질 수 있다.

미국의 1차, 2차 양적완화 때도 유동성 확대에 따른 달러 약세로 인해 신흥국 통화강세 현상이 두드러지며, ‘글로벌 환율전쟁’까지 논란이 일었다.

유동성 확대는 환율 하락 뿐만 아니라, 국제유가 등 원자재 가격을 높일 수 있다. 원자재 가격 상승은 수입물가 등 국내 물가에도 불안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환율 하락세가 가파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 지난 상황과 다르다. 현재 전문가들은 1100원선을 마지노선으로 보고 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은 “아직 유로존의 상황이 완전히 해결된 것이 아닌 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추가적으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1100원 위에서 등락은 좀 있겠으나 앞서 언급한 요인들이 원화 절상폭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경기가 안정되지 않은 데다 중국 경기도 침체된 상황에서, 이런 분위기라면 1050원까지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며 “상황에 따라 요동을 치더라도 환율은 전반적인 하향안정세로 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안 연구위원은 “유동성 확대로 인해 국제유가나 곡물가가 오르면서 수입물가가 상승할 수 있지만, 현재의 환율 수준은 이를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원자재 가격은 시차효과가 있기 때문에 연말에 부담이 높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작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수출기업이다.

원화값이 장기적으로 오르면 수출기업들은 가격경쟁력에서 밀린다. 지난달 수출이 전년동기대비 6.2% 감소하는 등 가뜩이나 대외경기로 인해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에서 원화값 상승은 수출기업에게 치명타다.

삼성경제연구원의 정영식 연구위원은 "세계경제의 성장세 둔화가 결국 수출 수요와 연결되므로 수출기업에 있어 중요하게 봐야 할 점"이라며 "현재의 환율 하락 수준이나 속도를 봤을 때 기업에 대한 타격 정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창선 연구위원 역시 "지난해 1100원 아래로 간 적도 있고, 최근 환율이 대외 상황으로 많이 올라간 측면을 고려하면 1100원선에서 유지될 경우 수출기업에 부담은 있더라도 그럭저럭 버틸 수 있는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BOJ통화정책회의다. 일본은행이 대규모 통화완화정책에 나설경우 원·엔 환율 하락으로 수출 둔화 우려를 더 키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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