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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한, 러시아 접경지인 훈춘의 거리모습. 러시아 관광객들 뒤로 중국어, 한국어, 러시아어, 영어로 표기된 간판들이 보인다. |
(훈춘)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자치주 훈춘(琿春)시에 위치한 팡촨(防川) 전망대에 오르면 북한•중국•러시아의 두만강 삼각주와 동해가 한눈에 들어온다. 팡촨은 두만강 유역의 중국영토중 가장 동쪽에 위치해 있는 곳이다. 동쪽으로 러시아의 핫산역과 북한의 두만강역을 잇는 두만강 철교가 보인다. 그리고 철교 너머로 우리 눈에 익숙한 푸른빛을 띈 동해바다가 보인다. 이 곳에서는 중국땅에 발을 딛은채 러시아와 북한의 변경지역을 한 눈에 조망할 수 있다.
3국 접경지인데다가 천혜의 관광자원을 가지고 있는 훈춘이지만 그동안 빛을 보지 못한채 묻혀있었다. 하지만 최근 중국과 러시아 경제가 부흥하고 있고 동북지역의 지하자원 개발이 활발해 지면서 개발이 가속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북한이 나진항과 선봉항을 중국에 개방하면서 이 지역이 물류중심지로 떠오르고 있다. 돈이 몰리다 보니 관심이 쏠리고, 이와 함께 자연스레 관광지로서도 각광받고 있다.
훈춘시는 해양성계절풍기후지대로 일년 일조시간이 2322시간이며 평균강우량은 617mm로 천연의 피서지로 적합하다. 훈춘시는 동남북 삼면이 산으로 둘러쌓여 있으며 산간지역의 면적이 전시의 80%이상을 차지한다. 삼림이 무성해 녹지율은 85%에 이른다.
공기가 맑으며 삼림자원, 초지자원, 습지자원, 수자원, 수산자원, 생물자원, 광산자원등이 풍부하다. 또한 동북호랑이의 서식처기도 하다. 2008년 중국야생동물보호협회로부터 정식으로 중국 동북호랑이의 고향으로 인정받았다.
여름에 시원하고 겨울에 따뜻한 훈춘은 동북아 관광의 관문으로 떠올랐다. 지난 8일 훈춘시 인민정부 청사에서 제1회 ‘광역두만개발계획(중국명 大圖門倡議,영문 Great Tumen Initiative, 약자 GTI) 동북아 여행포럼’에 참석했던 GTI 국제여행 고문인 제임스 멕그레거는 “유럽과 미국 관광객들은 극동지역의 천연환경과 이색적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은 편”이라며 “훈춘을 기점으로 한 북한, 중국, 러시아 관광상품을 개발한다면 서구 관광객들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캄차카반도를 둘러본 후 옌볜자치주로 넘어와 백두산을 등반한 후 중국문화와 조선족, 만주족 문화를 즐긴 후 훈춘을 통해 북한을 둘러보는 4일짜리 여행코스는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북한지역은 나진항, 선봉항을 비롯해 비파도, 나진시장, 추진해수욕장 등의 관광지가 있다. 당시 포럼에 참석했던 100여명의 중국, 러시아 여행업 종사자들은 특히 북한의 관광지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지금도 훈춘을 출발해 북한 원정리, 나선시를 돌아보고 훈춘으로 돌아오는 자가용 관광노선, 훈춘과 북한 경원군과 온성군을 잇는 하루관광, 훈춘-나선 2일노선, 3일노선 등의 여행코스가 운영되고 있다.
지난해 6만명의 외국인이 훈춘을 통해 북한관광을 다녀온 것으로 집계됐다. 조현호(조선족) 훈춘시 관광국장은 “북한을 찾는 관광객들의 80%가 훈춘을 통해서 국경을 넘고 있으며 이 중에는 러시아, 영국, 캐나다 등 서양인들도 다수 포함돼 있다”면서 “북한에 대한 호기심이 큰데다 생태보존이 양호하고 풍경이 좋아 북한관광의 만족도는 매우 높은 편”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북한관광은 시설이 다소 미비한 면이 있지만 종합적으로 따지면 러시아 관광보다 경쟁력이 강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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