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화 7편 관객 400만 돌파 이유는
'댄싱퀸', '건축학 개론' '범죄와의 전쟁' 등 올해 한국영화는 관객 400만 돌파한 영화가 7편이나 된다. 이처럼 강세를 보인 것에 중심에는 30~40대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2011년 LG경제연구원 박정현과 유재현의 보고서에 따르면 여가를 즐기려는 30,40대가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기불황이 겹치면서 싼 가격에 여가를 즐기려고 사람들이 영화관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외적 요인과 더불어 한국영화의 높아진 수준도 관객을 끌어들인 또 다른 이유다. 한국영화는 주먹구구식에서 벗어나 기획력과 작품성, 흥행성이 높아졌다. 실제로 요즘 등장하는 영화들은 멜로에 코믹함을 강화한 '댄싱퀸', 깡패들이 삶을 통해 아버지의 삶을 조명한 영화 '범죄와의 전쟁'은 기존 장르에서 찾아보기 힘든 요소를 앞세워 흥행에 성공했다.
이런 변신과 다양한 시도는 50대 이상이 가지고 있는 '한국영화=재미없는 영화'라는 편견을 깼다. 이제 젊은 관객들은 '한국영화=잘 만든 영화', '미국영화=오락성이 강한 블록버스터 영화'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영화 개봉 전 마케팅도 흥행에 한몫했다. 기존 시사회가 전부였던 영화마케팅은 토크 콘서트, 무대 인사 등 다양한 행사를 선보여 관객을 사로 잡았다. 출연배우도 흥행을 위해 전국을 돌며 개봉관에 깜짝 등장해 인사하는 모습은 관객에게 또 다른 기쁨으로 자리 잡았다.
더불어 영화진흥위원회의 숨겨진 역할도 있었다. 독립영화, 다양성 영화를 위해 각종 지원사업과 영화전문투자조합, 한국영화아케데미를 통해 영화현장에 지원과 투자, 인재육성을 해온 것도 한국영화의 질을 높이는데 한 몫했다.
▲ 영진위 한국영화 1100억 시드머니 공급…5000억 이상 투자 효과
영진위가 운영하는 영화발전기금은 한국영화 제작의 근간이 되고 잇다. 영진위는 2000년부터 영상전문투자조합 출자를 시작해 2011년 말 40개 영상전문투자조합을 운영하고 있다. 투자규모는 1112억 원이다.
영진위의 종잣돈(Seed Money)는 중소기업진흥공단, 기업, 일반인으로 하여금 영상전문투자조합에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었다. 현재 조성된 금액은 5158억 원에 이른다.
영화 '도둑들' 역시 영상전문투자조합 CJ, 이수창투에서 20억 원을 지원받았다. '건축학 개론'은 캐피탈원과 CJ창투에서 전체 제작비의 45%인 19억원을 투자했다. '내 아내의 모든 것'도 영상전문투자조합인 소빅 창투, 이수, 캐피탈원에서 31억 원을 '연가시'는 소빅, CJ, MVP에서 총 19억 원을 투자받았다.
상위 흥행 10위 내에 한국영화는 영상전문투자조합의 제작비 지원을 받아 제작할 수 있었다.
▲ 영진위 2015년 다양성 영화에 500억 투자
영진위는 작은 영화와 큰 영화가 공존하는 생태계 조성을 목표로 중소 영화 지원책을 마련해왔다. 현재 영화진흥정책 지원 프로그램은 독립영화와 다양성 영화 지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기덕 감독의 영화 '피에타'는 총 제작비 8억2500만 원이 들었다. 이중 순제작비 1억 2500만 원, 마케팅 비용이 7억 원은 영진위가 출자한 영상전문투자조합에서 4억 원, 배급사 NEW에서 3억 원을 투자했다.
현재 영상조합전문투자조합 내에는 예술영화 전용펀드가 170억 원 정도 조성돼있다. '피에타' 처럼 제작비 10~20억 미만의 저예산 영화에 투자할 예정이다. 더불어 영진위는 예술영화 전용펀드를 2015년까지 500억 원 규모로 확대한다. 올해 말 100억 원 규모의 중·저 예산 전문 투자조합을 만들 예정이다.
▲ 영진위의 적립식 지원제도… 33편의 영화 기획개발 유도
영진위는 올해부터 '한국영화 개봉작 적립식 지원제도'를 도입했다. 적립식 지원제도는 개봉실적에 따라 차기작 기획개발비를 지원하는 제도다. 이는 제작사에게 차기작품을 안정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한다.
지원금은 편당 관객 수가 10만 명인 경우 최소 1000만 원부터 300만 명 이상인 경우 최대 7000만 원까지 산정 기준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9월 현재까지 영진위의 적립식 지원제도의 수혜를 본 작품은 ‘범죄와의 전쟁’과 ‘건축학 개론’ 등 23편으로 지원액은 11억 원에 달한다. 현재 '범죄와의 전쟁' 제작사 ㈜팔레트픽처스는 지원금 4,900만 원을 받아 2편의 차기 프로젝트에 대한 기획개발비로 사용할 계획이다. '건축학 개론'을 제작한 ㈜명필름은 7000만 원의 지원금으로 3편의 새로운 영화를 기획할 예정이다.
▲ 한국영화아카데미 봉준호, 최동훈 등 스타감독 배출
영진위 부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한국 흥행 감독을 배출했다. 영화 '괴물'로 1300만 관객을 동원한 봉준호 감독과 영화 '도둑들'로 129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한 최동훈 감독이다.
이들 외에도 49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김주호 감독도 한국영화아카데미 출신이다. 이 밖에도 2011년 부산국제영화제 시민 평론가 상을 수상한 '밍크코트'의 이상철, 신아가 감독, '원더풀 라디오'의 권칠인 감독 등 아카메디 출신으로 작품활동을 벌이는 감독은 많다.
한국영화아카데미는 1984년 개교이래 봉준호, 허진호, 최동훈 감독 등 인재를 배출했다. 영진위는 한국영화의 맥을 이어가는 인재를 배출하는데 큰 도움을 준 셈이다.
영진위는 앞으로도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해 한국영화 발전에 이바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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