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층과 무당파를 전반적으로 아우르는 메시지는 전달했지만 야권 단일화나 입당 여부 등에 대해선 여전히 교과서적 발언만 되풀이했다. 향후 지지율에 대해서도 전문가들의 예상은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의 안 원장 정책 제시와 행보에 따라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출마의 의미는…"국민의 후보"
안 원장은 이번 기자회견에서 "국민들은 저를 통해 정치쇄신에 대한 열망을 표현해줬다. 그 열망을 실천해내는 사람이 되려 한다"고 밝히며 사실상 출마 계기를 국민들에게 돌렸다.
출마 선언이 늦어진 것과 관련해 "두 달동안 비공개 일정을 소화하며 농촌이나 실직자 가정을 찾아다녔다"며 "양대 정당에서 경선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떠들석한 공개 행보는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번 출마선언은 최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급등하면서 안 원장이 더이상 미룰 수는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여기에 문 후보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문 후보(44.9%)는 안 원장(32.3%)과 양자대결에서 지지율 격차를 더 벌리는 한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의 양자대결에서도 박 후보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뿐만 아니라 안 원장의 행보는 그동안 문재인 효과 견제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특히 문 후보가 대선후보로 확정된 다음날인 17일 입장발표 시기를 밝힌 것은 문 후보의 컨벤션 효과를 최대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안 원장이 대선과 관련한 입장 발표를 예고한 지난 11일은 문 후보가 안 원장과의 양자 대결에서 처음으로 앞선 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날이기도 했다.
한 정치전문가는 "금태섭 변호사의 기자회견 이후 안 원장에 대한 반감이 커져 최근 역선택 얘기까지 나오고 있었다"며 "그동안 안 원장을 지지하던 무당파측이 문 후보측으로 이동하는 것을 보면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전했다.
◇안 원장 지지율 얼마나 오를까?
전문가들은 기자회견 직후 안 원장의 지지율 변화에 대해 엇갈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안 원장의 출마선언 직후 지지율이 소폭 반등할 가능성은 있지만 크게 오르진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예고돼 있었기 때문에 컨벤션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예상에서다.
이 대표는 "앞으로 새누리당의 공격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우회적인 공세가 시작되면서 향후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직·간접적인 공세로 지지율이 올라가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김용직 성신여대 교수는 "이번 안 교수의 출마 선언으로 그동안 지지를 보류 세력들이 본격적인 관심을 보이며 지지율이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 교수는 "당장 문 후보가 경선으로 어필해 단기적으로는 유리할 수 있겠지만, 국민들의 안 원장에 대한 호감이 형성돼 있는데다 여기에 국민적 기대를 이어가는 공약과 비전을 잘 펼쳐 나가면 지지층이 도리어 더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대선을 석달 남겨놓은 상황에서 안 원장이 해결해야할 과제도 쌓여 있다. 우선 구체적인 정책비전과 구상부터 밝혀 국민들의 궁금증을 해소시키는 것이 급선무다.
또 안 원장은 박근혜·문재인 후보에 선의의 정책경쟁을 제안하며 "만나는 시기는 빠르면 빠를 수록 좋겠다. 내일이라도 만나자면 만나겠다"고 밝힌 만큼 정책 공약 제시도 시급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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