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EU집행위원회 관계자를 통해 스페인 정부가 공식 구제금융을 요청하기 앞서 EU집행위원회와 구체적 조건에 대해 논의하고 있으며,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이 직접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EU집행위원회는 이를 토대로 경제개혁안을 작성, 오는 27일 발표할 예정이다. 새로운 세금정책 및 재정지출 보단 장기적 구조적 개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개혁안의 발표는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의 정치적 부담이 덜어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지난주 새 채권 매입프로그램을 발표하면서 라호이 총리의 압박은 더해졌다. ECB의 채권 매입은 스페인 등 재정위기국의 대출금리를 낮추고 채무부담을 완화시키기 위한 방안이다. 그러나 라호이 총리가 국채 매입을 요청하면 강력한 긴축을 이행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페인은 그동안 어려운 경제적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유로그룹의 지원을 원했다. 그러나 독일 등 북유럽 국가들의 깐깐한 요구 조건이 많아지면서 진전이 거의 없었다. 구제금융의 조건에는 강력한 긴축재정 및 철저한 감시 등이 있다.
협상안 발표 다음날인 29일에는 지난 3개월간 스페인 금융시스템에 대한 평가가 발표된다. 이 평가안은 스페인 은행의 재자본화를 위한 구제기금이 얼마나 필요한지 밝혀준다. 유로그룹은 스페인 은행 부실을 막기 위해 1000억유로의 제한적인 구제금융을 지원하기로 했었다.
일각에서는 스페인 금융권이 필요한 자금 규모가 600억유로에 이를 것으로 추정, 남은 자금은 국채를 매입하는데 쓸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스페인이 구제기금으로 국채 매입을 하는데 독일 등 유로존 입법기구의 승인 필요하지 않기 때문에 국채 매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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