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시경제 긴급진단 1-1> 전문가들 “올해 경제성장률 3% 달성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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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23 1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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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 성장률 1%P 하락시 일자리 7만개, 가구소득 0.5%, 세수 2조 줄어<br/>올해 성장률 2% 중반대...내년 상반기는 성장속도 둔화

아주경제 김정우·신희강 기자= 올해 하반기 한국경제 전망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여전히 불안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경기악화로 소비심리가 위축돼 내수가 부진한 데다 글로벌 경제 위기에 따라 수출 또한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4분기의 경우 유럽과 미국의 경기가 조금씩 살아날 것으로 관측됨에 따라 지난 1~3분기 대비, 성장률이 다소 높을 것이라는 의견도 내놨다.

하지만 아무리 하반기 성장률이 좋아진다 해도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은 2% 중반에 머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한국경제, 잇따른 성장률 하향조정…‘암울한 전망’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불과 4개월 만에 전망치를 1%포인트나 낮게 책정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가 급격히 악화일로로 치닫는 것을 의미한다. 연간 성장률이 1% 포인트 하락하면 일자리 7만개, 가구소득 0.5%, 정부 세수는 약 2조원 가까이 줄어들만큼 파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KDI의 이번 전망치는 최근 8월 이후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한 국내외 민간연구소 보다 더 비관적이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는 분석이다. KDI는 민간연구소들 보다는 전망을 긍정적으로 발표하는 편이다.

앞서 노무라와 JP모건 등 해외 투자은행들이 발표한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의 평균은 2.6%대로 KDI 보다 높다. 현대경제연구원이 지난달 내놓은 올해 성장률 전망(2.8%)도 KDI 전망치를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당초 우려했던 것보다 더욱 심각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달 발표 예정인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성장률이 2%대로 내려갈 수 있다며 추가 조정 가능성을 내비친 상황이다.

◇전문가들, 성장률 2% 중반대 예상

전문가들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당초 정부 전망치였던 3.3%를 넘기지 못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한규 KDI 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KDI가 전망한 2.5%를 넘기기는 힘들 것”이라며 “갑자기 국제 경제가 활기를 띠면서 대내외로 호재가 겹친다고 해도 3% 달성은 어렵다”고 진단했다. 1분기(0.9%)와 2분기(0.3%) 성장률을 감안했을 때 3분기와 4분기 높은 숫자의 성장률이 나와야 3%대 성장이 가능한데 최근 국제경제 상황으로는 이같은 급반등이 힘들다는 판단이다.

이동은 대외경제연구원 팀장도 경제 성장률 3% 달성의 벽은 현재로선 높다고 밝혔다. 이 팀장은 “유럽재정위기를 비롯한 대외 불확실성 때문에 낮은 전망치가 나올 수밖에 없다” 며 “우리나라 역시 2% 중반대의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대외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마이너스 성장(-0.5%)이 예상된다. 미국 역시 1.8%의 저성장을 나타낼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당초 전망치인 8%에 못미치는 7.8%로 전망되는 상황. 이 팀장은 “이처럼 대외환경이 악화된 가운데 대외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경제도 역시 낮은 성장률을 나타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하반기 유로존의 고강도 구조조정 및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 등으로 경기가 조금씩 호전되고 있음을 감안하면 4분기 성장률은 1~3분기 대비 높은 수치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박사는 “미국의 확장정책과 더불어 국내의 경우 연말 추가부양이 집중되면서 4분기 성장률이 1~3분기와 비교해 크게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대내외 불안정 속에 성장속도 둔화

현존하는 세계경제의 불안정성과 더불어 국내경제를 위협하는 요소(가계부채, 부동산 하락, 내수 위축, 수출 급감)는 내년에도 여전히 경제 성장의 가장 큰 위험요소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박사는 “내년 상반기 경기는 2% 중반 정도로 성장속도가 낮을 것”이라며 유럽 재정위기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부분을 지적했다. 이 박사는 전반적으로 전 세계는 부채축소 노력들이 수요를 억제하면서 내부적으로는 가계부채 조정을 일으켜 올해보다는 나아지겠지만, 실물경기로 미치는데 걸리는 시간과 회복되는 시간이 당장에는 눈에 띄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불안정한 대내외적인 요인들이 성장속도를 둔화시킨다는 얘기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박사는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 둔화가 내수회복을 지연시키고 있다”며 “이에 따른 부진한 국내의 내수경기와 건설 및 설비투자의 부진 등이 내년 경기회복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김 박사는 유럽 재정위기가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고 내수 위축도 심각해 내년에도 사실상 3%의 성장률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정대선 삼성 선임연구원 역시 내년 상반기 경기는 2% 중반을 웃돌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정 연구원은 ”미국의 재정문제가 해결되고, 유럽문제가 진정될 국면을 보이면서 올해보다 (경기가) 다소 긍정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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