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 하우스푸어 대책에 한숨짓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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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24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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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정수영 기자="젊은층이 많이 사는 소형 아파트 단지 한 번 보세요. 대부분 준준형 이상 새 차예요. 이들이 소득이 많은 사람들이라서 일까요? 내가 보기엔 집 살 돈으로 차라리 자동차나 다른 데 투자하기 때문인 것 같네요."

우리 동네 아파트 경비아저씨. 자신도 하우스푸어라고 말하는 이 60대 아저씨는 아파트 주차장을 보며 한숨 짓는다. 팔리지 않는 자신의 주택이 떠오르자 생각이 많은 듯했다.

그의 말대로 소형주택 위주로 구성된 이 아파트에는 젊은 세입자들이 많이 살지만 자동차는 하나같이 '삐까뻔적'하다.

30~40대 젊은층들의 생활패턴이 바뀌고 있다는 얘기다. 4~5년 전만 해도 월급의 40~50%를 주택청약적금에 붓고, 그래로 모자란 금액은 대출까지 받아가며 내집 마련을 최대의 목표로 삼았던 젊은 가장들.

하지만 지금은 소형주택에 임차로 살지라도, 여가비용을 늘리고 새 차로 바꾸기 위해 돈을 모은다. 집을 사봐야 손해라는 인식이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주택매매 수요가 급감하면서 하우스푸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지고 있다. 집을 팔고 싶어도 사겠다는 사람이 없고, 급급매로 처분을 할 경우 전세금조차 건지기도 힘든 이들이 상당수다.

이들은 정부와 은행권이 내놓고 있는 하우스푸어 대책에 다소 기대고 싶은 눈치지만, 지금 당장은 한숨부터 내쉬게 된다. 실제 도입 여부에 대해 신뢰감을 갖기 힘들기 때문이다.

정부가 매번 부동산대책을 쏟아내지만 시장 상황이 일단 도와주지 않고, 여야의 견해 차로 실행에 들어가는 것들도 거의 없다. 내년부터 정권이 바뀐다는 사실도 지금 나오는 대책을 믿기 힘든 이유다.

쏟아지는 하우스푸어 대책 기사들을 보며 한숨을 쉬는 사람들은 또 있다.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들이다. 10년 가까이 중개업소를 운영했다는 50대 초반의 K사장. 그는 이제 사무실 문을 닫아야 할 때가 온 모양이라고 탄식한다.

"한 달에 한 건 부동산 거래 성사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사람들은 집을 안 사겠다고 하고, 그나마 매도가 급한 집은 정부와 은행이 나서서 사주겠다고 하니, 시장을 통한 거래는 아예 중단될 상황인 거죠."

하우스푸어 대책, 지금으로선 어떻게든 마련돼야 한다. 하지만 여기에 한숨을 쉬는 사람들이 많다면 대책은 대책이 될 수 없다. 하우스푸어들을 실구제해주면서도 거래를 끌어올릴 수 있는 진정한 방안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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