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운영계획의 수립과 예산 편성의 기본 전제가 되는 성장률 전망치를 낙관적으로 잡게 되면 향후 예상보다 세수가 덜 걷쳐 나라 살림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어 ‘시각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획재정부는 25일 발표한 ‘2012~2016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서 내년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4%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발표한‘2011~2015년 국가재정운용계획’ 상의 5.0%와 비교하면 1%포인트 낮아진 수치다.
이는 글로벌 재정위기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으로 2011~2015년 계획 때의 전망치보다 낮아진 것이라고 재정부 측은 설명했다. 단, 대외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므로 내년도 경제여건을 예측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전반적으로 올해보다는 경제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4%로 전제해 예산안을 편성했지만 여전히 국내 경제연구기관의 예측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국내 민간 연구기관의 내년 전망치는 3.3% 수준이다.
LG경제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이 3.3%로 예상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도 3.4%로 전망해 경기 회복세가 완만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내다봤다.
LG경제연구원 이근태 연구위원은 “내년에도 회복세가 지속되기보다는 세계 경제 여건 변화에 따라 등락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보다는 낫겠지만 본격적인 회복 국면으로 보긴 어렵다는 지적이다.
씨티그룹은 내년 전망치를 3.6%에서 3.3%로 내렸다. 10개 투자은행들과 피치가 각각 3.6%로 내놓았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3%대 중반으로 하향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내년 우리 경제 성장률을 3.9%로 내다봤다. 지난 4월 전망치 4.0%에서 0.1%포인트 내렸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3%에서 4.0%로 추정하고 있다.
예산편성 기준으로 쓰는 경제성장률 전망치는 관례적으로 ‘장밋빛’으로 제시된다.
이때문에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정부가 최선을 다한다면”이란 전제로 예측한 것보다 더 높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제시해왔다.
하지만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 지속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전망에 먹구름이 드리운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를 너무 낙관적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내년 경기 전망은 불투명하다. 미국 정부가 내년부터 감세 조치를 중단하고 긴축 재정으로 돌아서는 ‘재정절벽’ 상황에 빠져들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 등 신흥국 경제도 흔들리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수출 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기가 급격히 회복되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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