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은행연합회, 금융당국 압박에 리보 결정권 반납

  • 영국금융청(FSA) 28일 리보 개혁안 발표 예정

아주경제 이규진 기자= 영국은행연합회(BBA)가 세계 금융거래 기준인 리보(Libor·런던은행간 금리) 결정 권한을 내놓았다. 리보 조작 사태가 커지자 책임을 통감하겠다는 의지지만 사실 영국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결정권을 반납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다.

25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BBA는 성명을 통해 “영국 금융청(FSA)의 향후 리보에 대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이라며 “FSA가 리보 결정 책임권한 변경을 권유한다면 그렇게 하겠다”고 밝혔다.

리보는 BBA가 런던 20개 은행으로부터 은행간 차입금리를 보고받아 최고·최저 4개 금리를 뺀 나머지를 평균해서 발표했다. 이렇게 결정된 리보는 미국 모기지부터 수십억달러의 파생상품 등 전세계 350조달러의 금융자산 거래 벤치마크로 활용됐다.

그러나 바클레이즈는 리보를 조작한 혐의가 드러나면서 영국 금융계에 지대한 파장을 일으켰다. 바클레이즈는 BBA에 차입금리를 고의로 낮춰 제출하는 방식으로 리보금리를 조작, 미 금융감독청에 2억9000만파운드의 벌금을 물었다. UBS·RBS 등 10여개의 대형 은행들도 담합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

BBA의 불투명한 시스템이 대형은행에게 리보금리 조작 빌미를 제공했다는 비난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영국 금융업계의 신뢰가 크게 훼손되면서 대대적인 개혁을 실시하기로 했다.

마틸 웨틀리 FSA 상무이사는 영국 금융의 신뢰 회복을 위해 리보 시스템 개혁안을 만들고 있다. FSA는 오는 28일 바클레이즈 은행의 리보 조작과 관련해 이 개혁안을 공개할 예정이다. 개혁안은 FSA가 지금까지 BBA가 행사한 리보금리 결정권을 회수한다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됐다. 또한 은행들이 예상하는 금리에 근거한 리보 금리 산출방법을 실질금리로 변경할 것으로 보인다.

게리 겐슬러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위원장은 리보 개혁안에 대해 “실질적이고 관찰가능한 시장금리에 근거해 결정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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