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자의 저주란 기업 인수합병(M&A) 당시 경쟁에서 인수에 성공했으나, 높은 입찰가격 등의 영향으로 다시 부실 위기에 처하게 되는 속설을 일컫는 말이다.
지난 2005년 약 6조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내고 대우건설을 인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대표적인 예다. 금호아시아나는 무리한 입찰가격을 감당하지 못하고 부실 위기에 처했고, 금호산업이 덩달아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에 들어갔다. 대우건설은 4년여만에 다시 주인을 잃게 됐다.
웅진그룹은 2007년 론스타로부터 극동건설을 인수했다. 론스타는 법정관리 중이던 극동건설을 2003년 1700억원에 사들여 4년 후 3배가 넘는 금액에 웅진그룹에 매각했다.
극동건설을 통해 건설업에 진출하려던 웅진그룹의 계획은 2008년 발생한 글로벌 금융위기로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수주액이 1조원을 넘었지만 올해는 채 반타작을 거두지도 못하는 등 1년동안 극동건설의 유동성 위기는 지속돼 왔다.
웅진그룹은 극동건설 회생을 위해 올해 유상 증자를 비롯해 총 1734억원의 자금을 지원했다. 그러나 유동성 흐름은 개선되지 않았고 웅진그룹은 결국 알짜 계열사인 웅진코웨이를 MBK파트너스에 팔게 될 상황까지 처하게 됐다.
현재 극동건설의 시중은행의 여신 규모는 주채권은행인 신한은행 650억원을 포함해 총 1700억원 수준이고 2금융권 3300억원 등 총 5000여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2B 상거래채권과 지급보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만기 등 내달 5일까지 갚아야 할 차입금만 900억원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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