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뜰하지 않은 알뜰주유소, ‘용두사미’로 전락? 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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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09-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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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신희강 기자= 알뜰주유소 정책의 실효성 논란이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정부의 의도대로 올 연말까지 연착륙 궤도에 들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최근 정부는 ‘석유제품시장 경쟁촉진 및 유통구조 개선대책 추진현황 및 향후계획’을 내놓고 삼성토탈을 제5의 석유제품 공급사로 선정,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하지만 정유 및 주유소업계는 이런 정부의 정책에 여전히 뜨뜻미지근한 반응이다. 이미 알뜰주유소는 애초부터 실패할 결과였다는 것.

업계 관계자들은 현실적으로 높은 공급가에 혜택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한국석유공사의 기름을 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로 최근까지 한국석유공사의 기름값은 일반 대리점보다 최고 리터당 30원까지 높았다. 알뜰주유소 전환시 지원되는 △소득세와 법인세 등 일시 감면 △알뜰 전환 사업자에 대한 매입·임차 비용 지원 △외상거래 지원 △시설개선자금 지원 등의 정책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알뜰주유소가 정유사나 대리점의 기름을 싸게 구입해 판매하는 무폴주유소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 삼성토탈 '비옥의 땅인가 황무지인가'

정유업계 관계자들은 이런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채 '삼성토탈 카드'를 꺼낸 정부 정책의 실효성 여부를 지적했다.

전체 알뜰주유소 휘발유 수요의 20% 가량을 차지하는 삼성토탈의 월 휘발유 공급량은 3만5000배럴로서, 정부는 연말까지 30%로 늘려 4만배럴 가량을 공급 받는다는 계획이다. 문제는 삼성토탈이 정유사가 아닌 석유화학업체라는 점이다. 삼성토탈이 월간 약 8만배럴의 휘발유 생산능력은 갖추고 있지만 완벽한 공급처인 정유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원유를 정유로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나프타 부산물로 휘발유를 생산해 파는 회사라며 충분한 공급이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표시했다.

이에 대해 석유공사 한 관계자는 “삼성토탈은 수출도 많이 하는 업체로서 물량자체는 풍부하다”며 “삼성토탈은 일반 정유회사와 형태만 다를 뿐 정유회사로서 완벽히 법적 등록을 받은 업체”라며 일축했다.

삼성토탈 관계자 또한 “휘발유의 경우 이미 해외에도 수출을 하고 자체 등 생산능력은 충분하다”며 공급에 아무런 지장이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하지만 부산물을 통해 생산이 이뤄지는 만큼 주 생산품인 PX와 벤젠 등의 수요가 충분히 이뤄져야 삼성토탈의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토탈의 휘발유 정제 과정은 원유에서 분리한 석유화학 기초원료인 ‘나프타’를 통해 파라자일렌·합성섬유 기초원료인 ‘PX’, 석유화학 제품 기초원료 ‘벤젠’ 등을 생산한다. 이어 남은 부산물을 한번 더 정제해 국내에서 공급하는 휘발유 반제품과 항공유 같은 석유제품을 만든다. 따라서 PX와 벤젠이 주가 되야 하는 삼성토탈에서 부산물인 휘발유 생산에 주력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전언이다.

△ 삼성토탈 득과 실은?

정부의 유가정책에 삼성토탈이 너무 휘둘리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삼성토탈의 한 관계자는 "기름값 인하를 위한 정부 정책에 발맞춘다는 입장에서 휘발유 공급사로 참여한 것은 사실"이라며 비즈니스 면에서는 손해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한 휘발유 공급의 모든 최종 권한은 석유공사에 있어 향후 삼성토탈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서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삼성토탈의 정유사업 진출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분명히했다. 삼성토탈이 기존 정유사처럼 주유소를 세우는 등 유사한 사업 포트폴리오 형태로 진출할 방침은 전혀 없다는 것이다.

한편, 다른 한 켠에서는 삼성토탈의 알뜰주유소 공급물량이 기존 정유사의 공급물량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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