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이사철이지만 9월 집값 8년만에 내림세

9월 전국 주택가격 0.2%↓…소형주택도 하락세<br/>전국 전세가격은 0.3% 상승

아주경제 김현철 기자=9월 전국 집값이 8년만에 하락했다. 취득세 감면 정책의 적용 시기가 미뤄지면서 소형주택 가격마저 내림세로 돌아섰고, 전셋값 오름 폭이 예년보다 작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국민은행 전국주택가격 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9월 전국 주택 매매가격은 8월보다 0.2% 떨어졌다. 9월 집값이 하락한 것은 2004년 9월(-0.2%) 이후 처음이다.

보통 9월은 가을철 이사 수요 때문에 여름철보다 집값이 오르는 게 일반적이지만 올해는 더 침체된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 조사가 시작된 1986년 이후 27년 동안 9월 집값 장기 평균 변동률은 0.6%다.

지역별로는 서울·인천·경기도가 각각 0.4%씩 내린 가운데 대전·강원도·경남(이상 -0.2%), 부산(-0.1%) 등 지방으로도 하락세가 확산되고 있다.

다만 충남처럼 정부 기관의 세종시 이전 혜택을 받은 지역이나 경북 같이 주택공급 부족이 심한 지역에서는 집값이 0.5% 이상 뛰었다.

실수요자들의 선호로 가격을 유지하던 소형주택 가격도 올해 들어 처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62.8㎡ 미만의 소형주택은 4월까지 매달 소폭 오르다 5~8월 연속 보합세를 기록했지만 9월에는 0.1% 하락했다.

대형주택(전용면적 95.9㎡ 이상)과 중형주택(62.8~95.9㎡)은 각각 0.4%, 0.3% 떨어져 전월보다 낙폭이 0.1%포인트씩 커졌다.

아파트만 놓고 보면 소형주택의 월별 매매가격은 8월과 9월(이상 -0.1%) 두달 연속 하락했다.

전셋값은 전국 0.3%, 수도권 0.4%(서울 0.4%) 각각 올라 매매보다 강세를 보였다. 하지만 27년 동안의 9월 장기평균 변동률 1.1%(서울 1.4%)에는 못 미쳤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취득세 감면 시기에 대한 정책 불확실성과 전세 재계약 유행으로 매매와 전세 거래가 줄었다”며 "취득세 감면의 시행 시기가 확정됨으로써 이달부터는 다소 거래가 풀릴 전망이지만 가격이 크게 오르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