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공회의소(회장 손경식)가 최근 2년간 회사채를 발행한 중소기업 100개사를 대상으로 ‘회사채 발행 애로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회사채 발행시 겪었던 어려움으로 가장 많은 기업들이 ‘낮은 신용도’(47.9%)를 꼽았다. 이어 ‘발행액과 금리결정’(31.5%), ‘발행시 투자기관의 추가 조건 요구’(11.0%) ‘회사채 투자기관 확정’(5.5%), ‘기업 공시의무 부담’(4.1%) 등의 애로를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중소기업 회사채 시장이 활성화 되지 않은 이유로도 응답기업들은 ‘고신용 위주 발행시장 형성’(28.6%)을 가장 많이 꼽았고, 이어 ‘한정된 회사채 투자 환경’(27.1%), ‘은행 대출 위주의 자금조달’(25.8%), ‘금융시장의 발전 미비’(11.4%), ‘회사채 발행 제도 미비’(7.1%) 등을 차례로 들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요즘 회사채는 기업들이 안정적인 장기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수단이지만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 실적은 올해 8월까지 5건에 그치는 등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저신용 중소기업들도 안정적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도록 회사채 발행시장을 개선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회사채를 발행한 이유로는 ‘자금계획 수립이 용이해서’(50.7%)라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시중은행 대출보다 비용이 저렴해서’(26.0%), ‘법인세 절감효과가 있어서’(5.5%), ‘배당압력, 경영지배권 위협으로부터 안전해서’(5.5%) 등의 답변이 이어졌다.
향후 회사채 발행여건이 개선된다면 회사채를 통한 자금조달 비중을 늘릴 의향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기업의 41.1%가 ‘늘리겠다’고 답했다.
중소기업 전용 회사채시장인 ‘적격기관투자자 제도’(QIB)의 활용실적은 아직 미비한 것으로 조사됐다. 회사채 발행시 QIB제도를 활용했는지 여부를 묻자 응답기업 중 1곳만이 ‘있다’고 답했다.
적격기관투자자 제도(Qualified Institutional Buyers)는 정부 승인을 받은 기관투자자만이 참여해 비상장기업 증권 및 해외기업 발행 증권을 거래하는 제도로 채권 발행 시 발행·유통공시의무 면제 혜택을 제공한다.
QIB제도를 활성화하기 위한 과제로는 ‘제도에 대한 홍보강화’(41.4%), ‘정책금융기관의 적극적인 투자’(27.1%), ‘추가적인 혜택 부여’(15.7%), ‘투자기관의 적극적인 투자’(10.1%), ‘중소·중견기업의 적극적 참여’(5.7%)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회사채 발행 시장 활성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는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을 통한 회사채 보증 확대’(47.9%), ‘회사채 관련 세제지원 강화’(24.7%), ‘중소기업 대상 채권발행분담금 면제’(16.4%), ‘QIB제도 활성화’(5.5%), ‘공모 발행시 공시의무 완화’(5.5%) 등을 차례로 지적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중소기업도 자금조달 통로를 다양화해 위기시 유동성 부족에 대비할 수 있어야 한다”며 “투자자 요건을 완화해 QIB제도 참여를 활성화하고 중소기업 회사채 투자자에게는 세제 혜택을 부여하는 등 정책적 지원이 요구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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