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민심 르포> ‘고물가’에 울고 ‘취업난’에 주저않는 서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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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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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기업 위주의 사회구조는 마치 과거 신분제가 도래한 느낌”

아주경제 신희강·유지승 기자= “먹고 살기 힘들다.”

올 추석의 최대 화두는 역시 경제였다. 그러나 명절의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없어진지 오래다.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만난 친척부터 친구들, 그리고 거리의 시민들까지 얼굴엔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와 더불어 하늘로 치솟는 생활물가에 근심이 가득하다.

이런 분위기 속에 ‘고물가와 취업난, 경제민주화’는 추석 연휴기간 밥상머리에 가장 많이 오른 화제였다.

서울 방화에 사는 회사원 이모(33)씨는 “월급은 동결되고 물가만 오르고 있어 먹고살기 빠듯하다”며 “적금을 부을 엄두도 안난다, 사회초년생으로 살아가는것이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는 “정부가 발표하는 물가는 믿을 수가 없다”면서 “좋아하던 술도 끊고, 여가활동 지출도 줄이고 있다” 고 말했다.

경기 일산에 사는 주부 김모(35)씨도 “마트를 가니 호박이나 배추 등 농산물이 2~3배는 기본으로 가격이 뛰었다”며 “마트에 갈 엄두가 안난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이번 추석차례상 비용만 줄이고 줄였는데도 30만원 넘게 들었다”며 “내년 제사에는 얼마나 더 오를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경기 안산에서 개인사업을 하는 권모(56)씨는 “고물가에 인건비도 높아져 직원들과 회식하는 횟수도 줄이고 있다”면서 “일거리가 너무 없어 회사운영이 힘들다”고 말했다.

전라도 광주가 고향인 박모(55)씨는 “자가용으로 가족들과 서울에서 광주까지 다녀왔더니 기름값이 10만원을 훌쩍 넘었다”며 한탄했다.

식당이나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중소상인들도 어려움을 호소했다.

서울 남대문에서 과일과게를 운영하는 신모(45)씨는 “추석명절이라 과일을 찾는 손님들이 많을 줄 알았는데 작년에 비해 확 줄었다”며 인상을 찌푸렸다.

서울 동작에서 구두가게를 운영하는 차모(40)씨도 “재료값이 전년에 비해 20%이상 올랐다”며 “하지만 수선비를 올리면 손님들이 오질 않아 매출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갈수록 심해지는 취업난에 일자리 창출이 필요하다고 외친 이들은 20대부터 60대까지 전 연령대에 걸쳐 다양하게 나타났다.

서울 송파에 사는 정모(29)씨는 “취업이 너무 안된다, 이번 대선에서 일자리가 많이 창출 되길 바란다”며 새 대통령이 적극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새 정권은 보다 현실적인 대안으로 일자리 창출에 신경써야 한다고 덧붙였다.

얼마전에 회사에서 은퇴를 한 서울 노원의 이모(54)씨는 “일자리 창출은 새로운 정권이 가장 서둘러야 할 선과제”라며 “고령화시대에 맞춘 일자리 관련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사회양극화 해소를 위한 경제민주화를 외치는 목소리도 나타났다.

구리에서 납품업체를 운영하는 정모(44)씨는 “대기업에 납품을 하는 중소기업 입장이다 보니 남는것이 별로 없다”며 “하지만 따질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말했다. 그는 “새 정권이 들어서면 먼저 대기업위주의 재벌구조체제를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 마포의 회사원 최모(43)씨도 “현행 대기업 위주의 사회구조는 마치 과거 신분제가 도래한 느낌”이라며 “적절한 복지를 통한 사회양극화 해소에 서둘러야 한다”고 지적했다.

부산 광역시에 사는 한모(36)씨는 “대선을 앞두고 포퓰리즘 정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예산은 한정돼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정권 교체로 먹고 살기가 더 좋아질 것이란 기대가 크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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