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한국관광의 미래 고민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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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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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는 관광 전쟁 중… 관광인프라 구축 절실”<br/>관광은 성장 동력, 소프트웨어·관광 벤처 육성해야

이참 한국관광공사 사장

아주경제 강경록 기자= 지난 7월 말, 이 참 한국관광공사 사장(58, 사진)이 공사 역대 5번째이자 20년만에 연임에 성공했다. 이 사장은 2013년 7월 29일까지 1년간 사장직을 더 수행하게 된다. ‘푸른 눈의 한국인’ 이참 사장이 꿈꾸는‘한국관광의 미래’는 무엇일까?

이참 사장이 취임했던 지난 3년간 한국 관광은 급격한 발전을 이뤄냈다. 지난해에는 960만명의 외래관광객이 방한했고, 올해는 1100만명을 유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관광수지 적자폭도 크게 감소했다. 올해 5월말까지 관광수지는 1억 4000만달러로 적자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억 달러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이 사장은 “지난 몇 년간 한국관광산업의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며 "그 중 관광과 여가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인식과 문화가 많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라 매우 고무적이다"고 밝혔다.

이 사장은 현재 세계 각국이 ‘관광 전쟁’을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홍콩, 호주, 덴마크, 뉴질랜드 등 관광 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국가들 뿐만 아니라 관광시장의 거대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는 중국을 비롯해 미국, 유럽 등 기존 관광 대국들 까지 국가차원에서 관광산업에 대한 육성정책을 강화하고 관광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이라는 것이다.

관광산업의 육성을 꾀하는 국가들의 한결같은 특징은 관광인프라 확충을 위해 복합리조트나 테마파크 등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은 물론 관광 소프트웨어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사장은 한국경제의 규모를 늘리는데도 관광이 지대한 몫을 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 싱가폴은 인구 500만명의 작은 국가지만 경제규모는 놀라울 정도입니다. 절대인구가 부족한 그들의 가장 큰 성장 동력이 바로 관광입니다. 매년 약 2000만명 정도가 싱가폴을 방문합니다. 결국 이는 싱가폴의 동시거주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리게 되고 결국 경제로까지 이어지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나라도 관광을 통해 동시거주인구를 늘릴 수 있습니다. 우리 주변 국가들, 즉 4시간 내 거리에 약 25억명이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들에게 관광상품만 잘 내 놓아도 우리나라 인구의 몇 배를 유치할 수 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IT산업처럼 정부가 적극 나서 관광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야 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지금이 바로 그 기회입니다.”


관광인프라 구축의 가장 중요한 코드를 이 사장은 명품 마인드의 도입이라고 강조했다. 명품에는 그 상품을 대표할 만한 스토리와 고급화 전략이 있듯, 명품의 가치를 한국이라는 브랜드에 도입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이 사장은 한국만의 문화가 가지는 가치에 집중하고 있다. 한국을 특징하는 에너지로 기(氣), 흥(興), 정(情)을 꼽으며 세계 어느 국가보다 우수한 문화적 유산.과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에는 영국의 런던타워나 독일의 로렐라이 언덕보다 더욱 드라마틱한 스토리가 풍부하지만 이런 문화적 유산들을 그동안 잘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은 수천년간 이어져온 '철학의 나라'인 만큼 이러한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배경들을 관광으로 활용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이 이탈리아의 명품 브랜드를 사는 이유는 이미지 때문입니다. 이런 명품 이미지는 그 나라에 가봐야만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 나라 문화를 체험하고 관광하다 보면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게 되고 이는 결국 그 나라 제품으로 이어집니다. 우리는 기능적, 기술적 가치는 인정 받고 있으나 정서적 가치는 아직까지 만들어 내고 있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런 문화적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광이 활성화 되어야 합니다. 외래관광객들에게 수 천 년간 이어져온 한국의 세련되고 철학적인 문화를 보여주고 체험하게 해야 합니다. "

이를 위해 관광산업이 다변화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관광산업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갖춘 인재들이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관광공사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공동으로 관광사업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핵심 사업으로 지난해 처음으로 창조관광사업 공모전을 열었다. 제1회 공모전에는 160여건이 응모해 10건이 지원 대상으로 발굴됐다. 올해에는 제2회 공모전과 제1회 창업경진대회를 개최했다. 반응은 놀라웠다. 지금까지 지원 대상으로 발굴된 사업은 90건이다. 공사는 이들에게 창업, 경영컨설팅, 홍보·마케팅 등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여행이 재미있으려면 다양성이 보장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좀 더 머물고 싶고 체험하고 싶은 것입니다. 관광산업도 마찬가지입니다.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현해 낼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그 토대가 바로 '창조관광벤처사업'입니다. 비록 지금은 미흡하더라도 시작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 공사도 과거와 달리 관료주의적인 마인드에서 벗어나 관광벤처를 꿈꾸는 이들이 토대를 갖출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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