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춘국제물류기지 선점한 한국기업> 포스코의 심모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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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3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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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중국 지린(吉林)성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 훈춘(琿春)시에 지난달 중순 남북한과 중국 러시아를 연계하는 북방 경협의 초석을 다지는 역사적인 첫 공사가 시작됐다. 포스코가 현대그룹과 함께 훈춘에서 훈춘 포스코 현대국제물류단지를 건설하는 첫걸음을 내딛은 것. 이제 막 공사를 시작한 국제물류단지지만 이 곳이 10년후 어떻게 변할지, 어떤 의미를 가질지는 아무도 가늠할 수 없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축사를 통해 “물류단지개발 사업 진출은 포스코와 지린성 정부간의 전략적 협력 약속에 대한 이행과 중국정부의 창지투(長吉圖, 창춘-지린-투먼) 프로젝트에 동참하는 사업”이라며 “향후 동북3성내 물류거점으로서 경제교역 활성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의미를 평가했다.

이 사업은 총 1.5㎢ 부지를 중국정부로부터 50년간 임차해 인프라 및 세제혜택 등을 제공받고, 물류창고, 콘테이너 야적장, 집배송시설 등을 개발 운영하는 사업으로, 사업비 2000억원이 투입된다.

◆2019년 최종개발완료

투자지분으로는 포스코건설 50.1%, 포스코차이나 14.9%, 대우인터내셔널 15%, 포스코ICT 5% 등 포스코그룹이 80%를, 현대상선 15%, 현대로지스틱스 5% 등 현대그룹이 20%를 투자했다. 이번 착공된 1기공사는 2013년 12월 준공돼 2014년 1월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며, 이후 2,3기공사를 추가로 착공해 최종 2019년도까지 개발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주요 취급 품목은 곡물, 수산물가공품, 자동차부품, 의류 등으로 동북3성의 원자재와 식량 등을 중국 동남부 지역으로 운송할 계획이다.

물류단지가 위치할 중국 훈춘시는 중국에서 추진중인 창지투개발계획과 연계된 도시로, 북한의 나진항 및 러시아의 자루비노항을 통해 동해 및 태평양으로 이어지는 물류통로로 발전가능성이 높은 지역이다. 특히 지난 4월 중국중앙정부는 포스코현대국제물류단지가 포함된 90㎢ 면적의 훈춘시 일대를 국제경제교류활성화를 위한 “국제합작시범구”로 지정하여 인프라시설 및 지원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지린성 및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주요 물동량은 향후 8년간 210%(년간 9.9%) 성장이 예상되며 육로를 통한 대련(大連)항을 이용하는 것보다 나진항을 이용해 중국 동남부로 운송할 때 물류비와 운송시간 절감 측면에서 유리하다. 처리 물동량은 2014년 20만 톤, 2017년 420만톤을 거쳐 2020년 1300만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분석됐다. 주요고객으로는 디이치처(第一汽車), 다청(達成)그룹 등 30여개 제조업체를 비롯해 COSCO, 북대황(北大荒)물류 등 물류업체들이 포함된다. 포스코는 현대상선과 협력해 마케팅/영업 및 단지 운영관리를 펼치게 된다.

이를 통해 포스코는 훈춘국제물류단지가 포스코그룹의 북방물류허브로의 기능과 자원개발을 위한 기반시설 및 향후 중국 동북3성, 몽골, 러시아 등 접경지역으로의 사업영역 확대를 위한 교두보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다는 방침이다.

◆북한 동해항들 속속 개항채비

이를 위한 인프라건설도 속속 완성되고 있는 상태다. 이미 지난 7월 원정리에서 나진항까지의 50km에 이르는 고속도로가 완공된 상태다. 훈춘물류기지에서 출발한 동북지역의 화물들은 나진항으로 옮겨져 상하이(上海), 닝보(寧波)로 운송된다. 하지만 향후 남북경협이 활성화되면 나진항을 통해 동북지역의 화물이 한국으로 갈 수 있으며, 역으로 한국의 화물이 북한에 들어갈 수 있다. 훈춘에는 이미 포스코가 물류단지를 선점한 상태여서 중국의 물류기지가 들어오기 어려운 구조다.

훈춘의 향후 물류기지로서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북한은 현재 나진항만을 중국에 개방해 놓은 상태지만 추가로 동해안의 항구를 개방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북한과 중국은 나진항, 청진항을 포함해 북한 북동부 항구 4∼5곳의 공동 개발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중 양국의 민간기업은 선봉, 나진, 청진, 김책, 단천, 흥남, 원산으로 이어지는 북한 북동부지역 항구 가운데 4∼5곳에 대해 공동 개발에 나섰다. 나진항은 이미 북•중 양국의 경제특구로 공동 개발이 공식화한 곳이고 청진항 공동 개발도 이뤄지고 있는 것.

중국 연변일보는 최근 지린성 투먼(圖們)시 소재 민영기업인 옌볜하이화(海華)그룹이 지난달 1일 평양에서 북한항만총회사와 정식 계약서를 체결하고 청진항 해운항만합작경영회사를 공동 설립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연간 물동량 처리능력이 700만t인 청진항 3•4호 부두를 양국의 해당 기업이 30년간 공동 관리•이용한다는 게 계약의 골자다.

◆훗날 남북관계 내다본 전진기지

지난 2008년 랴오닝(遼寧)성 다롄 소재 촹리(創立)그룹은 2008년 북한으로부터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한 바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는 중국은 지난 2008년 나진항 1호 부두 사용권을 확보했고 4ㆍ5ㆍ6호 부두 건설권과 50년 사용권도 얻었다. 아울러 북중 양국이 청진항 3ㆍ4호 부두를 30년간 공동 관리ㆍ이용하기로 합의했다는 얘기도 있다.

여기에 중국이 공동 개발로 함경남도의 단천과 강원도의 원산항까지 이용하게 되면 중국은 말 그대로 동해 라인 전체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중국은 동해 출로를 통해 헤이룽장ㆍ지린성의 물류를 중국 남부로 수송해 수송 비용을 크게 절감하고 한국ㆍ일본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산이다. 중국은 오랫동안 동해 출로 확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으나 북한의 거부로 성사시키지 못하다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체제 이후 반전의 기회를 맞게 된 것으로 보인다.

동해 항구들에 대해 확정된 것은 아직 없지만 확실한 것은 북한의 동해한 항구들이 추가적으로 개방되는 추세만큼은 확실해 보인다. 항구들이 추가적으로 개방된다면 포스코의 훈춘 물류센터의 가치는 더욱 올라간다. 훈춘 물류센터를 거친 화물들이 나진항은 물론 청진항으로까지 이동해 갈 수 있으며, 각 항구들에 집하된 화물이 훈춘으로 집하될 수도 있다. 포스코의 장기적인 심모원려가 어떤 성과를 거둘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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