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공영방송 PBS의 앵커 짐 레러 사회로 90분간 진행된 토론회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08년 금융 위기로 수백만명이 실직했다며 현재 경기 침체 책임을 전임 조지 W. 부시 대통령에게 돌렸다. 이어 그는 지난 30개월간 5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기 시작했다며 본인이 4년 더 집권해야 경제도 다시 살아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반면 롬니 후보는 오바마 정부가 더 과세하고 더 지출하는 등 더 큰 정부를 지향해 경제가 방향타를 잃었다고 공격했다.
사회자의 질문에 답하는 방식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첫 질문에 “4년전 취임할 당시 미국은 심각한 금융위기 상황에 놓여 있었다”며 “그동안 총 5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며 위기 극복에 취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또한 “일자리 는 과거가 아닌 미래의 이슈이며 해결해야 할 일”이라며 재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30개월 임기동안 500만개의 일자리가 창출됐고 자동차 산업이 살아나기 시작했으며, 주택 산업이 활기를 찾고 있다"며 "교육과 훈련에 투자하고 에너지 자체 생산을 늘리는 한편 세제 정책을 손질하고 전쟁을 억제함으로써 미국을 재건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롬니는 "오바마가 4년전과 똑같은 말만 하고 있다”며 “8%가 넘는 현 실업률은 오바마의 길이 실패했음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롬니는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하고 나서 중소기업 창업 건수가 30년 이래 최악의 상황이며 트리클 다운(trickle-down, 낙수) 정책으로 더 큰 정부를 지향하고, 더 과세하고, 더 지출하고, 더 규제하느라 경제가 방향타를 상실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억만장자 이미지를 벗어보려는 듯 “유세를 하면서 만난 수많은 미국 시민들로부터 일자리의 중요성을 체감했다”며 “당선되면 5대 경제 정책을 통해 12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롬니는 또한 “오바마 대통령이 자신이 강조해온 헬스케어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미국인들의 일자리를 희생시켰다”며 오바마를 강하게 몰아세우기도 했다.
약 6000만명의 유권자가 TV, 인터넷 등을 통해 지켜본 이번 TV토론회는 특히 롬니에게는 역전의 발판이 될 수 있는 기회로 평가받고 있다. 토론회 직후 시행된 CNN 여론조사에서 67% 시청자가 롬니가 토론회 승자라고 답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약 3%포인트 오바마에 뒤진 롬니는 토론회에서 굳건한 이미지를 보여주며 유권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총력을 다하는 모습이었다. 그의 의지는 붉은 색 넥타이에 잘 나타났고 언론의 표현대로 '전면전(full-swing)'에 나선 모습이었다.
반면 오바마는 롬니와의 격차를 굳히기 위해 그간 자신의 노력과 성과를 홍보하고, 재선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데 주력했다. 롬니보다는 차분하게 반박하고 방어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첫 토론회가 끝난 이후 여론은 크게 변하지 않고 있다. 퀴니피액대학의 조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49%를 얻어 롬니 45%보다 4%포인트 앞서고 있었다. 두 후보는 오는 16일 뉴욕주 호프스트라대학과 22일 플로리다주 린대학에서 두번 더 TV 토론회를 하며, 조 바이든 부통령과 폴 라이언 공화당 부통령 후보는 10일 별도로 TV토론회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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