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명품 브랜드보다는 로고도 잘 눈에 띠지 않고 희소성 있는 프리미엄 명품 혹은 부티크 디자이너 브랜드를 중국인들이 선호하기 시작했다고 중국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가 4일 보도했다.
올해 45세로 한 외국계 회사에서 이사로 재직 중인 중국인 예씨가 대표적인 예다. 그는 다니엘 진 리차드 한정판 시계를 차고, 밀라노 현지숍에서 직접 주문제작한 구두를 신고, 독일 명품 가죽 브랜드 브리의 펀치백을 들었다.
예씨는 루이비통, 구찌, 오메가, 베르사체, 휴고보스 등 중국인에게 널리 알려진 명품 브랜드에 "노"라고 말하며 “이런 브랜드는 졸부, 푸얼다이, 부패공무원을 연상시킨다”고 말했다.
영국 럭셔리 브랜드의 대명사 버버리의 2분기 중국 등 아시아 매출 증가율은 67%에서 18%로 급감했다. 구찌 역시 지난 상반기 중국 대륙 지역 매출 증가율도 17.2%에 그쳤다. 미국 럭셔리 브랜드 코치 역시 2분기 부진한 실적과 함께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반면 로고가 배제된 절제된 디자인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명품 가죽 브랜드 보네타 베네타는 지난 상반기 중국 대륙 매출 증가율이 무려 62.4%에 달했다.
실제로 전 세계 희소성 있는 명품 브랜드들이 점차 중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추세다.
실바노 라탄찌는 버락 오바마, 우마 서먼 등 극소수 유명인들만이 알고 즐겨 찾는 이탈리아 주문제작 최고급 명품 구두 브랜드다. 이 브랜드 구두 가격은 중국에서 최소 4만7000위안(약 830만원) 이상이다.
실바노 라탄찌는 지난 2008년 베이징(北京) 페닌슐라 호텔에 1호점을 오픈했으며, 현재 상하이(霜海)와 항저우(杭州) 등 중국 내 매장 3곳을 운영 중이다. 이 브랜드의 중국 시장 매출 층가율은 그 다른 지역보다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9월 초 베이징에서 세계적인 명품브랜드 26곳을 초청해 열린‘명품 엑스포’에도 희소성 있는 명품 브랜드를 찾는 중국인 부자들로 행사장이 붐볐다. 엑스포에 참여한 브랜드는 파르미지아니·드윗·리차드 밀·로얄아셔 등 대중적인 인지도가 낮은 최고가 명품 브랜드가 대부분. 시계 한 점당 가격은 평균 4만2800달러(약 4770만원)를 호가했다.
하지만 엑스포 주최 측에 따르면 지난 해 엑스포 기간엔 리차드 밀 시계 150점, 드윗 시계 102점, 그리고 파르미지아니 시계 319점이 팔렸다고 말했다. 엑스포에서 시계 총 571점을 팔아 남긴 매출액은 무려 2425만 달러(약 270억원)에 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외경제무역대학의 저우팅(周婷) 교수는 “중국인 명품 소비자가 대중에 널리 알려진 명품보다는 점차 ‘니치(틈새) 브랜드’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이는 명품 브랜드가 넘쳐나는 대도시에서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이제 도시 고소득층에게 명품 가격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고 덧붙였다.
중국 부자연구소인 후룬(胡潤) 연구소 루퍼드 후거월프 대표는 “더 많은 중국 부자들이 전통있는 역사와 비싼 가격의, 그러나 절제된 이미지의 명품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