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공화당 미트 롬니 후보는 연일 ‘중국 때리기'의 수위를 높여가며 표심잡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두 후보는 중국을 얼마나 몰아세우느냐에 따라 판세가 결정되기라도 하듯 최대한 유권자의 눈치를 살펴가며 중국 공격에 열을 올리고 있다.
롬니 공화당 대선후보는 3일 후보간 TV토론에서 중국 통상무역의 불공정 거래에 철저하게 대응할 것이라 거듭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매체 런민왕(人民網)이 4일 보도했다. 이번 TV토론은 롬니후보의 우세였다는 평이 내려진 가운데 일각에선‘중국 때리기’ 공약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롬니 후보는 일전의 전당대회 후보 수락연설에서 이미 "미국이 중국의 채무국으로 전락해서는 안된다" 고 밝히고 "중국은 환율조작국가"라며 당선 후 강력한 무역제재에 나서겠다고 단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TV 토론에서 중국 및 대중정책 관련언급을 하지는 않았으나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을 경계하는 미국인의 표심을 얻고자 역시 '중국 때리기'에 가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9월 19일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의 자동차 주요 생산지 오하이오 주에서 중국 자동차 및 부품업체에 대한 불공정 보조금 지원에 대해 세계무역기구에 제소하겠다고 발표해 중국의 반발을 초래했다.
얼마 전에는 오바마 대통령이 중국기업이 오리건주에서 추진 중인 풍력발전사업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불허했다. 대통령이 직접 국가안보를 이유로 사업활동에 브레이크를 건 것은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이에 중국 기업이 미국 대통령을 직접 고소하는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중국 기업에 대한 무역 보호주의조치도 최근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지난 5월 미국 상무부는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대해 반덤핑 관세를, 중국산 고압철강실린더에는 반덤핑과 반보조금 관세를 부과했으며 9월 28일에도 중국산 스테인리스강 개수대(stainless steel sinks)제품에 54.25~76.53%의 예비 반덩핑 관세판정을 내렸다.
지난 3일 TV를 통해 공개된 대선광고에서도 상대후보의 '대(對)중국전략 및 태도'를 간접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담겨 세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키신저 전 국무총리는 “두 후보의 지나친 중국 공격이 안타깝다, 중국을 잘 알지도 못하는 이론가들이 십자군 전쟁하듯 싸우고 있다”며 지적했다. 그는 “중국이 미국 대선의 ‘쟁점’이 된 것은 이미 하루 이틀일이 아니며 이 같은 공방전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관련 전문가들은 이같은 '중국 때리기'에는 중국의 빠른 경제성장과 국제영향력 제고, 미국경기악화라는 배경이 있다며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든 중·미간 무역분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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