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1920m에 조성된 라스베이거스의 TPC서머린.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장타를 날리려면 라스베이거스로 가라’
라스베이거스의 이미지가 골퍼들에게는 달리 새겨질 듯하다. 건조한 날씨와 고도 때문에 드라이버샷이 평상시 거리보다 20야드 정도 더 나가기 때문이다.
5일(현지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PC서머린(파71· 길이7223야드)에서 시작된 미국PGA투어 ‘JTS 아동병원오픈’. 이 코스는 파에 비해 전장이 긴데도 선수들 스코어는 ‘언더파 풍년’이다. 리안 무어(미국)는 첫날 10언더파 61타를 쳤고, 2라운드 후 커트라인은 합계 4언더파였다. 존 데일리는 2라운드에서 5년만의 최소 스코어인 63타를 쳤다.
왜 그럴까. 미국PGA투어 홈페이지에서는 그 요인으로 ‘지리’를 들었다. 이 곳은 해발 600m인데다 주변이 온통 사막이라 건조하다. 고원지대여서 공기가 희박한데다, 건조한 날씨 때문에 볼은 공기저항을 덜 받아 멀리 간다.
선수들이 초반 이틀동안 기록한 드라이버샷 평균거리를 보면 확연히 드러난다. 출전선수 가운데 절반이 넘는 82명이 평균 300야드 이상을 보냈다. 제이슨 데이(호주)는 평균 335.8야드, 닉 와트니는 334.3야드, 존 메릭(이상 미국)은 330.8야드를 날렸다. 데일리는 2라운드에서 329.5야드를 보냈다.
저스틴 레너드(미국)는 투어에서 손꼽는 ‘단타자’다. 그는 시즌 평균 280.6야드를 기록했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304.7야드를 날렸다. 평소보다 24야드나 멀리 보낸 것이다. 역시 단타자인 재미교포 케빈 나가 지난해 이 대회에서 우승한 이유 중 하나도 그 때문일 것이다.
고도가 150m 높아질 때마다 거리는 평소보다 1%정도 더 난다는 통계가 있다. 라스베이거스의 골프장에서 드라이버샷을 날리면 평지에서보다 산술적으로 4%를 더 보낸다는 얘기다. 평소 200m를 보내는 골퍼라면 이 곳에서는 208m를 날릴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건조함’이라는 요소까지 합치면 15∼20m는 더 보낼 수 있을 듯하다.
장타를 내고싶은 골퍼들은 중국 곤명의 춘성CC, 지난해 US여자오픈(유소연 우승) 개최지 미국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브로드무어GC(이상 해발 1900m) 말고도 라스베이거스의 골프장들을 주목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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