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칼럼> 다시 뜨거워진 미 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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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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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송지영 기자=지난 3일 올해 미 대선 후보 TV토론 시리즈(!)의 첫회가 롬니의 대승으로 끝나면서 30일도 안남은 대선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버락 오바마의 리드 속에서 지난 여름 잠깐 미트 롬니 공화당 후보가 앞서는 듯 했으나 역시 카리스마 넘치는 오바마를 누르는 데는 실패했다. 또한 오바마를 처음부터 지금까지 밀고 있는 여성, 유색인종 등 소수계 표는 무시할 수 없다.

롬니는 게다가 민주당의 공격 속에서 증산층, 서민과는 먼 억만장자 이미지가 가장 큰 약점이다. 미국에서 돈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많은 선행을 해왔기 때문에 억만장자라해서 꼭 사회적 지탄을 받지는 않았지만, 대통령 후보로는 오히려 결격 사유가 되는 듯 했다. 수억달러를 가진 사람에게 정치적인 야심까지 채워주면 파워 집중으로 사회적 정의에 맞지 않다는 진보적인 진영의 주장도 있었다.

8월말 전당대회를 해도 미지근했던 롬니의 인기는 '47%' 발언으로 바닥을 기어야 했다. 아무리 오바마가 제대로 국정을 운영하지 못했다 하더라도 유권자들은 귀기울여 듣지 않았다. '억만장자 롬니 당신은 우리같은 서민들과는 다른 사람이구만' 이란 낙인이 찍힌 사건이었다.

결국 이 일로 롬니의 인기는 오바마와 많게는 10%포인트나 차이가 나게 됐다. 여러 여론 조사에서 4~5%포인트나 차이가 나며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선거의 승부가 저물어갔다. 리비아 영사관에서 미국 대사가 테러로 사망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지만 오바마에게는 큰 악재가 되지 않았다.

그러나 TV토론회에서 롬니는 시종일관 차분한 모습으로 오바마를 공격했다. 그동안 리더로서 신뢰가 가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탈피하고 일반 대중의 믿음을 주는 전략이 주효했다.

반면 오바마는 준비가 덜 된 수험생인 듯한 답변과 자세를 보였다. 토론과 연설의 달인 오바마가 왜 그랬을까 하는 수많은 분석도 제기됐다. 오죽하면 선거 전략상 일부러 그랬다는 분석도 나왔다. 폴리티코는 오바마가 대통령으로서 근엄함을 보이려는 작전을 펴다 실패했다고 했다. 앨 고어 전 부통령은 고도가 높은 콜로라도 덴버 지역에 당일 도착한 오바마가 적응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했다.

어쨌든 역전의 발판을 마련한 롬니는 최근 가장 큰 이슈가 돼썬 47% 발언을 공식 사과했다. 다 털고 앞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오바마는 수성 자세에서 다시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근엄한 척 하다가는 따논 당상이었던 재선이 물건너갈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6일 한 칼럼에서 길게는 1년 넘게 걸리는 현 대선 승부 제도가 진정한 민주주의 시스템에 적합하다고 주장했다. 돈과 시간 낭비 요인이 있다고 해서 대선 홍보와 유세 시일을 법으로 줄여버리면 그만큼 유권자들이 후보와 공약을 제대로 이해할 시간이 부족하다는 이유다.

그렇다면 롬니는 이제서야 유권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할 수 있다. 억만장자라해서 꼭 중산층, 서민의 대표가 되지 말라는 법은 없었다. 그 기운이 얼마큼 갈 지는 모른다. 현재 오바마와의 지지율 격차는 좁게는 2%포인트까지 줄었다. 최근 들어 롬니는 가장 치고 나가는 모습이다.

오바마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됐던 경제 사정은 오히려 오바마에게 빛을 비추고 있다. 지난주 5일 발표된 9월 실업률은 4년만에 처음으로 8% 아래인 7.8%를 기록했다. 오바마는 TV토론 실패 후 가장 큰 우군을 얻은 것이다. 롬니 캠프는 진정한 의미의 경제 는해결되지 않았다고 폄하했다.

지난해 중순부터 여러 잠룡들이 대선 출마를 시사, 선언하는 등 옆에서 보기에도 좀 길고 지루했던 미국 대선. 이제 기승전결의 마지막 과정을 뜨겁게 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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