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톨스토이가 흰수염을 날리며 자전거를 타고 달린다. 주름진 얼굴과 달리 팔근육은 말근육을 자랑한다.
이뿐이 아니다. 역사속 꼬장꼬장한 분위기로 '한수염' 자랑하는 공재 윤두서도 형형한 눈빛을 발산하며 자전거를 타고있다.
일명 '팝 리얼리즘'작가 김경렬의 작품속은 그야말로 '온고지신'이다. 역사속 인물들을 사이클 선수로 담아 완전히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었다. 김구 유관순 안중근은 '삼총사'로 한팀을 이뤘고,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등 K 팝스타들도 사이클을 탄채 코믹한 캐릭터로 변신했다.
오는 9일부터 서울 청담동 박영덕화랑에서 4년만에 여는 작가의 개인전은 '옛것위에 현재의 것을 섞는' 칵테일기법으로 재미를 더한다. 발상의 전환으로 재기와 해학이 넘치는 '新 인물화'다.
작가는 이전에 선보인 '비보잉'하는 역사적 인물들을 그린 “The Battle”연작으로 주목받은바 있다.
이번전시에서는 'Tour de Korea (뚜르 드 코리아)”와 'K-pop '연작 20여점을 선보인다. 신작에서는 역사 속 인물들을 사이클과 접목해 재해석하고, 케이팝 스타들을 통해 현실 속 대중문화에 존재하는 리얼리즘을 표방한다.
톨스토이, 김구, 아인슈타인, 피카소, 법정, 예수, 부처 등 혼란의 시대에 등불과 같던 선구자와 시대를 풍미했던 역사속 아이콘들이 함께 사이클 경주를 한다. 엄숙하고 고뇌에 찬 표정은 그의 작품에 들어와 생기 넘치는 이미지로 바뀐다.
그런데 왜 사이클선수일까.
작가는 “지금은 모두 웰빙을 원한다. 웰빙의 으뜸이 자전거 주행이라고 생각했다"며 "자전거를 이 시대의 웰빙을 이끄는 아이콘으로 부각시키려 한다.”고 전했다.
K-pop연작은 투애니원, 소녀시대, 원더걸스, 빅뱅 등 케이팝 스타들은 사이클을 타거나 코믹한 연기자로 분장하고 등장한다. 인물 모두는 리얼하지만, 마치 캔버스라는 하나의 가상무대 안에 있는 것처럼 연극적 요소도 보여주고 있다.'강남스타일'로 세계를 뒤흔들고 음악시장을 점령한 엉뚱발칙 캐릭터 '싸이'가 없는게 아쉽다. 전시는 22일까지.(02)544-84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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