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기식 민주통합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건네받은 ‘국내 은행 및 보험회사 국외투자 실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주요 은행ㆍ생명보험사ㆍ손해보험사 43곳이 2003년부터 지난해까지 외국 유가증권에 투자해 입은 손실액은 3조9736억원이다.
금융사의 분기별 국외투자 손실액은 실적발표 등으로 확인할 수 있지만, 다년간에 걸친 손실 내역을 정리한 자료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은행 10곳이 이 기간 849건에 걸쳐 8조3000억원 규모의 재외 유가증권에 투자해 271건 2조2080억원(26.6%)이 회계장부상 `손실‘로 처리됐다. 전체 투자금액의 4분의 1 이상을 날린 셈이다.
특히 우리은행은 1조2000억원을 파생상품에 투자해 1조원을 넘는 손실을 봤다.
보험사들은 손실률이 4∼5%대로 국외투자 성적이 은행보다 나았다.
생명보험사 19곳은 같은 기간 2427건에 걸쳐 27조5431억원을 투자해 329건 1조3276억원의 손실을 냈다. 손해보험사 14곳은 투자액 7조8646억원 중 4380억원을 날렸다.
김 의원은 “주식투자만 놓고 보면 은행 손실률(54.43%)이 생보사(3.81%), 손보사(25.31%)보다 훨씬 높았다. 은행의 투자성향과 투자 전략이 모두 문제였다”고 비판했다.
이어 “금융사들이 갖가지 명목의 수수료와 가산금리 등 `땅 짚고 헤엄치기’ 식으로 돈을 벌기 때문에 `묻지마 국외투자‘가 계속됐다. 감독 당국이 국외투자 실패의 원인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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