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012 동반성장주간 기념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대기업의 무분별한 골목상권 진출과 관련해 이같이 비판했다.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 골목상권까지 진출하면서 영세 프랜차이즈와 자영업자의 생존기반 붕괴 정도가 매우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패스트푸드와 편의점처럼 시장성이 큰 업종은 이미 대기업이 시장을 장악한지 오래다.
7일 공정거래위원회 정보공개서에 따르면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은 전체의 3%에 불과한 대기업이 총 매출의 47%를 점유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 큰 문제는 떡볶이전문점을 비롯해 커피전문점·빵집·입시학원처럼 전통적인 자영업 분야까지 대기업이 무분별하게 진출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제과제빵의 경우, SPC그룹·CJ그룹·크라운해태제과·롯데브랑제리 등 대기업이 시장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정보가 공개된 79개 제빵 프랜차이즈 업체의 매장 수는 총 6432개로 이 가운데 대기업이 운영하는 매장은 5007개이다. 전체의 77.8%다.
SPC그룹의 파리바게뜨가 3141개로 가장 많고 2위가 CJ푸드빌의 뚜레쥬르(1281개)다. 크라운해태제과에서 운영하는 크라운베이커리는 200개·롯데브랑제리의 보네스뻬가 144개·GS리테일의 미스터도넛이 87개·이랜드파크의 뺑드프랑스가 10개다.
이중 뚜레쥬르와 크라운베이커리 등은 매장수가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파리바게뜨, 보네스뻬, 미스터도넛 등은 계속해 증가했다.
반면 중소 제과제빵 업체들은 급격하게 사라지고 있다.
중견 제빵업체인 빵굼터는 2008년 110개이던 매장이 현재는 78개까지 감소했다. 대기업의 파상 공세를 막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중소 제빵업체 관계자는 "10년 전만 해도 중소기업들이 빵집 프랜차이즈로 사세를 넓혀가며 골목상권의 중추적 역할을 해갔지만 대기업들의 무분별한 진입으로 경쟁에서 도태되고 있다"며 "골목 상권의 대표적인 업종이었던 동네 제과점은 옛날 영화에서나 볼 수 있게 됐다"고 하소연 했다.
한국프랜차이즈학회 관계자 역시 "국제무대에서 활약해야 할 박지성과 같은 선수가 골목 축구로 들어와 대장노릇을 하려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며 "미국의 경우,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확장했기 보다는 전문업체가 성장해서 전문분야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미국과 일본은 외식업에서 대기업이 아닌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0% 이상이지만 우리나라는 20%를 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한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 관계자는 "올해 공정위가 제정한 모범거래기준안이 제정되면서 국내 매장 증가율이 현저히 감소했다"며 "이제는 국내 매장 확장보다는 해외 시장 확장을 통한 기업 성장에 주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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