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순매수와 프로그램 매수에 힘입어 KOSPI 2000p를 탈환한 후 주식시장은 유럽 ECB의 무제한 국채 매입프로그램과 미국의 세번째 양적완화정책(QE3)이 발표된 이후 오히려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다. QE3의 효과에 대한 논란과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 지연 등이 주가상승을 제한하여 KOSPI는 2000p 내외에서 등락을 보이며 기간조정을 거치고 있다. 게다가 과도하게 낙관적이었던 3분기 수익예상의 하향 조정으로 밸류에이션 매력도 떨어지고 있다는 점도 풍부한 유동성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그러나 지수부담이 없는 스몰캡(중소형주)은 8월초부터 이어온 강세를 지속하고 있다. 스몰캡의 강세는 통상적으로 유동성 장세 뒤에 지수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생겼을 때 뒤따라 오는 경향이 있다. 유동성에 의해 대형주 중심의 랠리가 지속되고 나면 지수에 대한 부담과 함께 밸류에이션에 대한 논란이 커지게 마련이다. 이때 중소형주는 그 동안의 소외를 한꺼번에 만회하려는 듯 앞서거니 뒤서거니 주가상승 대열에 나서 불꽃을 태우게 된다.
그럼 이미 두 달 넘게 이어온 코스닥 랠리는 얼마나 더 지속될 것인가? 미국의 경기회복 지연과 유럽지역의 실물경기 부진 등을 감안할 때 주식시장의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스몰캡 랠리가 여기서 끝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상 스몰캡 랠리는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 넘게 지속되기도 한다. 다만 여기서 주목할 점은 스몰캡 랠리가 끝난 후 참혹한 폐허를 남기기도 한다는 점이다. 랠리의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무차별적 뇌동매매의 자제와 함께 펀더멘털을 감안한 선별적 투자가 필요하다. 즉 수익성과 리스크관리의 상쇄효과(Trade-off) 관계에서 리스크관리의 비중을 좀 더 높여가야 하는 시점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앞으로도 스몰캡 투자에 계속 관심을 가질 것을 권유하되 랠리 초기보다 리스크 관리에는 좀 더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하고 싶다.
이번 스몰캡 랠리는 과거와는 다소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다행이다. 일부 테마주의 급등락을 제외하면 중소형주 중에서도 실적이나 기술적인 요인 등에 따라 차별적인 주가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과거보다 후유증이 작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스몰캡 랠리의 막바지 혜택을 맛보기 위해서는 철저한 분석과 리스크 관리가 요구된다.
2000년 전후 IT 버블기의 스몰캡 대장주들을 생각해 보자. 여러분은 새롬기술에 투자할 것인가? 아니면 엔씨소프트이나 NHN 투자할 것인가? 물론 투자하는 시점에는 그 판단이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지만 중소형주의 투자에 있어서도 그 만큼 펀더멘털과 리스크를 생각해야 한다는 교훈을 말해준다. 아무리 기술이나 아이디어가 좋아도 상업성이나 실현 가능성이 낮다면 절대 피해야 한다. 분위기에 편승한 무분별한 뇌동매매는 금물이다. 스몰캡 투자의 성과를 높이고 리스크를 줄이는 방법은 바로 펀더멘털이 뒷받침되는 저평가 기업을 사는 것이다. 당장 투자수익률이 낮아 보여도 결국은 이길 수 있는 투자의 정석이다.
스몰캡과 개인투자자는 궁합이 잘 맞는다. 짧은 기간에 치고 빠지면서 고수익을 노리는 투기성 궁합이 아니라 중장기 가치투자의 관점에서 말하는 궁합이다. 매일 매일 투자성과를 평가 받는 기관투자가와는 달리 개인투자자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저위험 고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여건이 더 좋기 때문이다. 여유자금을 투자하는 개인투자자의 경우 저평가 주식을 골라 제값을 받을 때까지 들고 간다면 반드시 좋은 투자성과를 거둘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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