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환율전쟁 '꿈틀'…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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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08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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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미국과 유럽, 일본 등 주요 선진국에서 돈을 풀어 경기를 부양키로 하면서, 또다시 '글로벌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 또한 원·달러 환율이 거듭 연저점을 경신하며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수출기업의 가격경쟁력을 떨어뜨려, 향후 소비 등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외신인도 상승 등에 의한 자본 유입 등을 들어, 환율 하락이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고 분석하고 있다.

8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미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0.7원 오른 1112.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미국의 실업률 호조에 따라 장중 1109원까지 하락하며, 연중 최저점을 찍었다. 이후 국내 증시 하락과 결제수요(달러 매수) 확대로 상승 전환했다.

환율은 미국의 경기부양책 발표 이후 전반적인 하락세(원화값 상승)를 보이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3차 양적완화(QE3) 정책을 발표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무제한 국채매입 프로그램(OMT)을 시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일본은행(BOJ) 역시 자산매입기금을 증액하는 양적완화 정책을 택했다.

이에 브라질의 기도 만테가 재무장관이 미국에 경고를 던졌다. QE3를 보호주의로 정의하고, 이것이 환율전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지난 2010년 만테가 장관이 최초로 '환율전쟁'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선진국의 양적완화를 비난했을 당시와 지금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당시는 신흥국 경제가 호조를 보였고, 금리도 올리던 추세였지만 지금은 정반대의 상황이다. 이에 따라 급격한 해외자본 유출입 등 양적완화에 따른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을 것으로 평가된다.

이미 QE3에 대한 기대감이 시장에 선반영돼 있었다는 측면도 부작용을 줄이는 요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QE3가 발표된 날 환율은 10원 이상 급락했고, 당시 저점 수준에서 소폭의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허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국제거시팀장은 "당장 원화가 강세로 가는 것은 금융시장에서 위험회피 정도가 줄어드는 현상 때문이며, 전적으로 QE3의 영향 때문이라고 판단하긴 어렵다"면서 "결국 양적완화 정책의 목표는 당장의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것이며 환율을 목표로 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우려는 여전히 존재하므로, 상황을 주시할 필요는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나라의 경우 최근 국가신용등급 상승 등 다른 신흥국에 비해 해외자본이 들어오는 것을 유인할 만한 변화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여전히 양적완화에 따른 통화가치 상승에 대해 유의할 필요는 있다"면서 "필요시 선물환 포지션 한도 제한 등 자본유출입 규제정책 강화를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선진국 경기가 살아나야 이머징국가(신흥국)가 이들에게 수출을 할 수 있다"면서 "우리나라 정책당국도 막연히 환율을 방어하지 않고 어느 정도 원화절상을 용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서는 연내 환율의 기준선을 1100원대로 보고 있지만, 1100원선 붕괴도 염두에 두고 있다.

조재성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정부의 경제전망이 긍정적인 데다 무역수지가 지속적으로 흑자를 보이고 있으므로 연말로 갈수록 환율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이라며 연내 1080원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특히 새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존의 고환율 정책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이 높아져, 선거가 다가올수록 환율은 더 내려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제 시장의 눈은 오는 11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 쏠려 있다. 금통위가 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면 대외금리차가 줄고, 채권투자의 매력도를 떨어뜨려 해외자본 유입을 둔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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