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통현장증언><14>약초찾아 오지탐험 마다않는 '베이징의 허준' 김인근 원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12-10-09 12:38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아주경제 베이징 특파원 조용성 기자 = 1988년 군대를 제대하고 대학에 복학한 청년 김인근은 서울 광화문 인근에서 생수나르는 아르바이트를 했다. 땀을 흘리며 생수를 나르던 그를 유심히 지켜보던 한 스님이 있었다. 스님은 그에게 침술책과 침통을 건네주고는 사라졌다. 신비한 일이었지만 그는 대수롭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날 책과 침통을 손에 들고 귀가하는데 그를 한의사로 착각한 한 아주머니가 침을 놔달라며 따라붙었다. 가난한 형편에 병원을 갈 수 없던 아주머니는 팔이 마비됐다며 막무가내로 침을 놔주길 청했다. 자취방에서 그는 책을 보고 아주머니의 팔을 이리저리 만져보면서 침을 놔줬다. 평생 침을 놔본적도 침에 대해 들어본적도 없는 그였다. 침을 놓은지 한시간여. 마비돼 못움직이던 아주머니의 팔이 쑥 들여올려졌다. 아주머니는 고마움에 눈물을 흘렸고 그는 심장이 뛰어오름을 주체할 수 없었다. 베이징에서 명의(名醫)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혜인당 김인근 원장의 인생이 운명적으로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 원장의 자취방은 입소문을 타고 침을 놔달라는 손님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10년동안 심장병을 앓아온 환자도 그의 손을 거쳐 완치되기도 했다. 행정학을 전공하던 그는 졸업한 후 한의학 공부를 위해 미국유학을 준비했다. 하지만 미국 대학에서의 커리큘럼이 모두 베이징에서 건너온 것이라는 말을 듣고 중국유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그리고 한중수교가 되기 전인 1992년 3월 베이징땅에 발을 디뎠다.

몇개월의 언어연수 후에 1992년 9월 북경중의약대학 중의과에 입학했다. 그리고 그는 수업시간에 배운 약초를 방과후 모두 사서 스스로 복용해 보기를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다. 주변에서는 그의 열정과 노력에 혀를 내둘렀다.

학부에서 그는 중의학은 물론 약리학, 해부학, 조직배태학 등 양의도 함께 배웠다. 양의 과목이 부족해 따로 공부를 했다. 해부학에 대한 학습이 부족하다고 생각해 개인적으로 시신을 사서 스스로 해부해보기도 했다. 본과과정 기간에 그는 두구의 시신을 구입했다.

1997년부터 그는 중국 각지에 퍼져있는 민간명의들을 찾아나섰다. 향토명의들의 대대로 내려오는 비방들을 목격하고 전수받아보고 싶은 마음에서였다. 산둥(山東)성, 산시(山西)성, 산시(陝西)성, 간쑤(甘肅)성 등을 홀로 소문만에 의지해 헤메고 다녔다. 중약만으로 불치병이나 암은 물론 화상이나 골절 등을 완벽하게 치료해 내는 명의들의 모습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고 한다.

베이징에 돌아온 그는 1999년 베이징중의연구원(현재 중국과학원)에 입학해 고혈압 등 혈관계통질병에 대한 석사과정을 밟았다. 그리고 2001년 9월 산둥중의약대학에서 파킨슨병을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밟았고 2004년 학위를 취득했다. 박사취득후 SK병원에서 잠깐 근무한 후 2006년에 혜인당을 개원했다. 개원초기에는 주로 교민을 상대로 의술을 펼쳤지만 지금은 중국인들에게도 입소문이 많이 나 중국인 관객비율이 40%에 육박한다.

그는 특히 약초를 찾아 중국은 물론 세계 오지들을 찾아다니기로 유명하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는 물론 티벳, 구이저우(貴州), 윈난(雲南), 쓰촨(四川) 등 중국은 물론 아마존, 우르과이, 브라질, 네팔, 러시아 등도 다녀왔다. 그는 특히 티벳과 신장에 자주 간다고 한다. 구하기 힘든 약초가 많기 때문이다.

김인근 원장은 “관절염에는 호랑이뼈가, 중풍에는 사향, 고혈압에는 코뿔소 뿔이 특효약이지만 이들은 지금 세계 보호동물로 지정되 있는 만큼 이들을 대체할 약초들을 찾으러 다니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특히 산삼, 동충하초는 물론 관절염에 효과있는 홍경천이나 고혈압에 좋은 로푸마, 뼈에 좋은 설련화 중 A급 약재를 찾아 다닌다”고 말했다.


◆주요약력 ▲1965년 충남 부여 ▲1986년 수원대 행정학과 입학 ▲1992년 베이징 중의약대학 중의과 본과 입학 ▲1998~1999년 중국민간의학연구조사 ▲2001년 중국중의연구원 석사졸업 ▲2004년 산둥중의약대학 박사졸업 ▲2005년 SK병원 등 근무 ▲2006년 혜인당 개원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아주NM&C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