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로고 [현대차그룹 제공] |
아주경제 정치연 기자=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기아차가 현대차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올해 상품성을 앞세운 기아차 모델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면서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에 큰 힘을 실어주고 있는 것이다.
10일 국내외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는 올해 1월에서 9월까지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총 518만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8.82% 늘어난 수치다.
전체 누적 판매량 중 현대차는 317만여대, 기아차는 201만여대를 차지했다. 판매량만 놓고 보면 현대차가 많지만, 증가 폭은 기아차가 훨씬 우세하다.
기아차의 전년 동기 대비 판매 신장률은 현대차보다 3.72% 높은 11.53%에 이른다. 지속되고 있는 경기 침체 여파의 영향을 고려한다면 이례적 일이라 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에서 기아차의 비중은 해마다 높아지고 있다. 2008년 33.4%의 비중을 차지했던 기아차는 2011년 무려 38.47%까지 점유율을 끌어 올렸다. 올해 9월까지는 38.74%다.
기아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곳은 단연 미국 시장이다. 미국 내 기아차의 약진으로 현대·기아차 전체 점유율도 크게 높아지고 있다.
올해 9월까지 기아차는 미국 시장에서 43만4914대를 판매해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의 44.62%를 차지했다. 미국 내 판매량도 급증하면서 기아차의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현대차 9.5%의 두 배에 가까운 18.4%가 늘었다.
2008년 5.4%에 불과하던 현대·기아차 미국 시장 점유율이 올해 8.9%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기아차의 판매 급증과 맥을 같이 한다.
중국 시장에서도 기아차의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다.
기아차는 올해 9월까지 중국 시장에서 28만9817대를 판매해 현대·기아차 전체 판매량 80만1777대의 36.15%를 차지했다. 2008년 기아차의 중국 내 판매대수와 비중은 각각 14만2008대, 32.53%였다.
러시아와 같은 일부 신흥 시장에서는 기아차가 오히려 현대차를 압도하고 있다.
기아차는 러시아 시장에서 올해 14만677대를 판매해 현대차의 13만2089대를 앞질렀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기아차 25%, 현대차 16% 수준이다.
기아차의 선전에 힘입어 현대·기아차는 올해 러시아 시장에서 전년 동기 대비 20.4% 증가한 27만2766대의 누적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지 2위 굳히기에 나섰다.
업계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영업과 해외 사업 부문 등에서 각각의 길을 걷고 있는 만큼 경쟁을 피할 수는 없다”면서 “최근 기아차의 선전은 양 사간 협력과 경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내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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