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23일 부임한 이후 마하셔 CEO가 처음 받아든 2분기 성적표는 ‘불운’에 가까웠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유가가 폭락하면서 1612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상반기 전체적으로는 정유부문에서만 3842억원의 영업적자를 냈다. 윤활유, 석유화학 사업을 합산하면, 영업이익은 총 2244억원으로 전년동기의 8891억원 대비 74.7%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달리 3분기엔 무난한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국제유가가 상승해 재고관련 이익이 증가하고 정제마진도 호전된 덕분이다.
하지만 4분기에는 다시 전망이 불투명하다. 일회성 비용 및 재고평가이익 소멸로 3분기대비 실적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반기 등·경유 등 난방유 수요 확대 요인이 상존하지만, 최근 수입산 경유 수입 확대 추세로 호재가 반감될 수 있다.
이와 관련 GS칼텍스와 현대오일뱅크는 알뜰주유소 공급자로 선정됐고, 또 GS칼텍스는 따로 조달청의 공공부문 입찰까지 따내는 등 경유수요 확보에 적극적이지만, 상대적으로 S-OIL은 움직임이 적다.
S-OIL은 지난해 10월 온산공장 확장 프로젝트를 완료한 이후 당분간 내실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진행 중인 대규모 설비 관련 투자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올 상반기 석유 내수 판매량 기준 점유율은 작년 13.9%에서 15.7%로 올라섰다. 이는 경영부담이 큰 부실 직영주유소를 처분하고 자영점을 계열주유소로 적극 확보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석유화학 사업은 주력 제품인 P-X 시황이 한동안 저조했으나, 미국의 3차 양적완화 발표 이후 폭등하면서 현재 t당 1400~1500달러대의 비교적 양호한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반면, 신사업인 태양광 투자는 발목을 잡고 있는 형편이다. 한국실리콘에 대한 지분투자는 마하셔 CEO 부임 이전인 지난해 이뤄졌으나, 올해 태양광 불황이 지속되면서 부담을 떠안게 됐다.
폴리실리콘 기업인 한국실리콘은 저조한 시황이 지속된 탓에 상반기 34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매출도 261억원으로 전년동기 1503억원대비 82.6%나 감소했다.
폴리실리콘 시황은 최근 심리적 마지노선인 kg당 20달러선 밑으로 추락해 탑티어를 제외하고는 적자를 면키 어려운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 가운데 한국실리콘은 디보틀네킹(병목구간 해소)과 2공장 증설을 통해 지난 6월 30일 기준 연산 3200t의 생산능력을 1만5000t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또 원료업체에 지분투자하는 등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S-OIL은 최근 이러한 한국실리콘에 자금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으나, S-OIL측은 이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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