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D램 가격…시장은 변하는데 몸만 사리는 반도체 업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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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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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재홍 기자=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세계 시장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사실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D램 분야의 추락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이들 업체는 뾰족한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시장의 회복만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다.

11일 대만의 시장조사전문기관인 D램 익스체인지에 따르면 DDR3 2Gb 256Mx8 1333 MHz 의 고정거래가격은 사상 최저치인 0.84달러까지 떨어졌다.

올해 초 0.88 달러에서 시작한 D램 가격은 지난 6월 1.17달러 선 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하반기 PC 수요 증가에 따른 D램 가격 상승이 이뤄지는 것과는 정 반대의 곡선이다.

이 같은 흐름의 원인으로 전문가들은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PC 등으로 시장구도가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이 같은 추세라면 미국 마이크로 소프트에서 오는 26일 발표할 예정인 윈도우8의 출시 효과도 거의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박영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PC시장은 더 이상 D램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하지 못할 것”이라며 “윈도우8의 출시 역시 모바일 PC 영향으로 노트북 출하량을 소폭 상승하는 효과는 가져올 것으로 기대되나 데스크톱 PC 출하량 감소를 보전할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에 따르면 2009년 세계 D램 수요 중 60%를 차지했던 데스크톱과 노트북 비중은 2010년 53%, 2011년 46%로 감소한데 이어 2012년과 2013년에는 각각 45%, 37%로 급락할 것으로 보인다.

PC수요에 의지해 독점적 지위를 누려오던 D램 시장의 구조가 바뀌었다는 뜻이다.

이는 그 간 과도한 출혈경쟁을 벌이며 D램 가격 하락을 주도했던 국내 업체들이 향후 공급 조절을 통해 가격을 되찾겠다는 전략 역시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부와 SK하이닉스의 2012년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중은 각각 34%와 74%에 달할 것으로 분석돼, 여전히 D램 의존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내년 반도체 투자규모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권오철 SK하이닉스 사장은 지난 9일 비메모리 부문에 대한 투자계획에 대해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말하기엔 이른 단계”라며 답변을 유보했고, 전동수 삼성전자 DS부문 메모리사업부 사장은 지난 달 “내년에는 보수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D램 시장에서는 국내 업체가 세계시장을 주도했지만 이미 시장은 이들이 과거 ‘D램 영광 시대’를 되찾기엔 너무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반도체 강국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서는 시장 변화에 따른 보다 적극적이고 선도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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