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경기 부양'으로 가닥…기준금리 인하기조 지속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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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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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박선미 기자= 이달 기준금리가 석 달만에 또 다시 내려갔다. 당초 시장에서 예상한 결과대로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기가 장기간 저성장 국면에 머무를 것이라는 전망이, 기준금리 추가 인하의 배경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들은 기준금리 인하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내년에 한 두 차례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 경제상황 '악화'…금리 인하 예정된 수순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후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늘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우리나라의 대내외 경제여건이 지난 7월 경제전망시보다 크게 악화된 데 기인한다”고 말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0%에서 2.4%로 0.6%포인트 낮췄다. 내년 성장률 역시 기존 3.8%에서 3.2%로 수정했다.

즉 대내외 경제상황의 악화로 국내 경제가 장기간 침체를 겪을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내수를 끌어올리기 위해 금리 인하가 불가피했다는 얘기다.



현재 유로존 재정위기가 장기화되면서 신흥시장국 역시 경기 둔화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 또한 회복세가 나타나고는 있으나 속도는 느린 편이다.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경제도 잔뜩 위축된 모양새다. 수출이 3개월 연속 감소를 지속하고,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등 내수 측면의 주요 지표가 전월의 기저효과 및 태풍 등으로 대폭 줄었다.

대내외 기관의 성장률 전망치보다 한은이 가장 낮은 수치로 잡은 것은 그만큼 경기가 나쁘다는 뜻이며, 내년 성장률 또한 낮춘 것은 장기간 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잠재GDP(국내총생산)와 실질GDP 간 격차를 의미하는 GDP갭 또한 마이너스를 지속할 것이라는 한은의 전망도 금리 인하의 당위성을 뒷받침한다. 금리를 낮춰 소비를 늘림으로써 잠재적인 성장여력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소비자물가가 2%대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물가 불안 우려도 많이 낮아진 상황이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 중심선인 3.0%보다도 낮은 수치다.

게다가 이날 한은은 내년부터 새로이 3년간 적용되는 물가안정목표 범위도 2.5~3.5%로 재설정하고, 중심선을 없앴다. 중심선이 폐지되면서 물가 변동성과 기대인플레이션 간 격차에 대한 물가대응 부담도 다소 낮아진 것은 사실이다.

다만 진작 금리를 내렸어야 했다는 실기론도 존재한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금융경제팀장은 “사실 지난달 인하를 했어야 했는데 늦어진 감이 있다”면서 “결국 인하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방증한 것으로, 인하 효과를 보고 한 두 번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 금리 사이클…내년 한 두 차례 인하될 듯

전문가들은 한은의 스탠스가 당분간 경기부양 쪽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도 덩달아 이어질 예정이나, 연내 추가로 인하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외여건과 더불어 대선 등 국내 이슈 때문이다.

금리결정과 대통령 선거는 별개의 문제다. 하지만 대선국면과 같은 굵직한 정치적 이벤트에 임박해 금리를 조정한 사례는 드물기 때문이다.

또한 이미 미국과 중국, 유럽 등 주요 선진국에서 양적완화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나섰기 때문에 해당 정책에 따른 시행 효과를 지켜볼 필요도 있다. 더구나 하반기 2차례에 걸쳐 금리 인하를 단행했기 때문에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통상 기준금리 결정에 따른 영향은 6개월 뒤에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증권의 오현석 애널리스트는 “내년도 물가 전망, 물가중심선 폐지 및 중기물가목표 하향 등의 변화는 단기적인 물가 변동성과 기대인플레이션 압박에서 벗어나, 경기 성장 중심의 통화정책이 지속될 것임을 의미한다”면서 “연내 기준금리는 2.75% 현 수준에서 동결될 것으로 보이며, 내년 상반기 내 2.25%까지 인하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박형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위원도 "최근 경기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한은의 금리 결정도 경기상황에 대한 판단이 확고해진 후 시차를 두고 결정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금리 인하가 종료됐다고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내년 추가 인하를 예상했고,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 상무는 빠르면 12월이고 늦으면 내년 초에 기준금리가 또 내려갈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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