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는 한국경제…상저하추(上低下墜)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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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2-10-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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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연초부터 예상했던 ‘상저하고(上低下高∙상반기 경기는 저조하지만 하반기에는 나아진다)’의 전망은 완전히 어긋났다.”

11일 한국은행이 올해 우리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대폭 내려잡은 것과 관련, 경제 전문가들이 내린 평가다. 일각에서는 상저하저(上低下低)를 넘어 하반기에 추락의 골이 더 깊어지는 ‘상저하추(上低下墜)’까지 우려하고 있다.

한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에 3.7%로 점쳤다가 지난 4월 3.5%, 7월 3.0% 등으로 눈높이를 계속 낮춰왔다. 이번 새 전망치는 지난 8일 국제통화기금(IMF)이 발표한 2.7%보다도 0.3%포인트 낮다.

◆세계 경기침체 여파…우리경제도 '몸살'

한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제시했던 3.0%에서 2.4%로 대폭 하향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0.6%포인트나 낮춘 3.2%로 제시했다.

이같은 전망의 배경에는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한국 경제 타격이 그만큼 심각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는 “7월 경제전망 당시보다 경제 상황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오석태 스탠다드차타드(SC) 상무는 “미국의 QE3나 유로존의 무제한 국채매입에도 불구하고 선진국은 더이상 나아질 수도 없는 상황인데다 중국 역시 침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스스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판단이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9월 수출은 456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8% 감소했다. 3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공장도 돌지 않아 제조업평균가동률은 73.8%로 2009년 5월(73.6%)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소매판매와 설비투자도 전월비 각각 -3.0%, -13.9%를 나타냈다.

경제의 절반인 심리조차 크게 악화된 상황이다. 9월 제조업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69로 전월보다 3포인트 하락했다. 대기업과 내수기업 업황 BSI는 전월대비 각각 6포인트, 4포인트나 떨어졌다.

◆경제성장률 위축, 내년까지 계속

한은은 이날 “앞으로 국내경제는 유로지역 재정위기의 장기화, 글로벌 경제의 부진 지속 등으로 마이너스(-) GDP갭이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GDP갭이란 잠재GDP와 실질GDP의 차이를 말한다. GDP갭률이 마이너스인 것은 현재 경제가 잠재치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7월에는 올해 3∼4분기 모두 -0.2%를, 2013년 상반기 -0.3%, 하반기는 -0.1% 안팎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이번 전망으로 밝힌 GDP 갭률은 7월보다 더 확대됐다.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 모두 -1.0%에서 -1.3% 사이 수준으로 마이너스 폭이 커진 것이다.

신운 한은 조사국장은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내년 상반기까지 매분기 1.0%를 밑돌며 장기성장 추세선을 밑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GDP갭률이 상당기간 마이너스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자칫 잠재성장률마저 하락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내년 경기가 좀 나아진다고 해도 올해가 워낙 안좋았던 기저효과가 작용한 결과”라며 “GDP갭 폭이 커진 만큼 경기 회복도 더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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