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는 8일(현지시간) 미국 기업들에게 미국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중국 화웨이, ZTE(중싱·中興)와 거래하지 말라며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미국 진출에 제동을 걸고 나서 중국이 즉각 반발한 바 있다. 반면 영국에선 화웨이가 최근 브리티시텔레콤과 에브리싱에브리웨어에 통신 장비 납품 계약을 따내면서 유럽 진출 발판을 마련하고 있는 추세다.
미국 뉴욕타임스 중문판 11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의회의 발표 이후 영국 브리티시텔레콤사는 최근 성명을 발표해 화웨이가 ‘믿을만한(trusted)’ 기업이라며 “우리가 업계 내 치열한 경쟁 속에서 화웨이를 선택한 이유는 제품의 품질이 우수하고 브랜드 가치도 높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데릭 스미스 영국 내각 대변인도 “우리는 (화웨이와의) 협력에 영향을 미칠 별다른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앞선 지난 달 화웨이 런정페이(任正非) 회장도 영국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를 만난 자리에서 영국 투자 결정을 내리며 ”영국이 해외 투자를 적극 유치하고 있으며 열린 시장을 갖추고 있다. 기꺼이 2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고 밝힌 바 있다.
화웨이 대변인도 “유럽은 우리에게 제2의 고향과도 같다”고 말한 바 있다. ZTE 대변인도 “미국 시장과 비교해 유럽은 더욱 개방적이고 투명하다”며 미국보다 유럽 시장을 선호하고 있음을 밝히기도 했다.
현재 화웨이의 대부부의 주요 고객은 유럽 기업들이다. 영국 보다폰을 비롯해 스페인 텔레포니카, 프랑스텔레콤, 독일 에브리싱에브리웨어 등이 대표적이다.
다만 미국 의회의 보고서가 향후 화웨이의 유럽시장 진출에 영향을 미칠 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비록 화웨이와 ZTE가 미국 의회 보고서는 사실 무근이라며 반박하고 나섰지만 실제로 이들 기업이 군사보안 문제와 관련해 미국뿐만 아니라 캐나다와 호주 시장 진출에도 견제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유럽연합(EU)도 중국 화웨이 등 통신장비 업체의 불법 보조금 의혹을 조사할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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