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먼시는 중국 5대 경제특구의 하나로 인구는 300여만 명이고 면적은 1575.16㎢이며 푸젠성(福建省)에서 네 번째로 큰 섬이다. 샤먼은 중국 표준어와 함께 민난어(閩南語)를 구사하고 바이루(白鷺, 백로)의 주서식지여서 루도우(鷺島)라고 부르기도 한다.
샤먼 여행의 백미는 구랑위(鼓浪嶼)다. ‘구랑위를 가보지 않고 샤면을 다녀왔다고 말할 수 없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다. 구랑위 주민은 약 2만 여명으로 섬의 원래 이름은 웬자이(圓仔)였으나 파도소리가 마치 북을 치는 것 같다고 하여 구랑위라고 부르게 됐다고 한다.
구랑위 쪽을 향해 바라봤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일광암(日光岩)과 정성공(鄭成功) 석상이다. 정성공은 명나라 때 구랑위를 거점으로 군대를 주둔시켜 외국침략자를 물리친 중국의 영웅으로 그를 기리기 위해 정부에서 거대한 석상을 세웠다고 한다.
구랑위는 샤먼섬과 불과 700m 떨어져있다. 페리로 7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페리는 2층짜리로 단 2층을 이용하는 고객한텐 1위안의 상징적인 관망료를 받는데 8위안(약 1400원)의 왕복통행료와 합하면 총 9위안이 든다.
가이드는 “구랑위는 자동차가 없는 섬”이라고 말했다. 구랑위 부두에 도착해서 여기저기 발길을 옮겨봤지만 구불구불한 오솔길과 우거진 나무, 그리고 관광용 전기자동차 밖에는 자전거를 탄 사람도 없었다. 현지 여유국 관계자는 “환경보호를 위해 자전거도 탈 수 없게끔 금지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구랑위에서 일광암으로 가는 길목에 오래된 유럽풍의 건물들과 녹음 가득한 숲이 어우러져 있어 특별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마치 시크릿 가든에 온듯한 느낌을 들게했다. 그래서 해상화원(海上花園)이라고 불린다. 무엇보다 골목안의 아기자기한 카페나 가게들은 가이드의 재촉이 없다면 홀로 산책하며 사색에 잠겨보고 싶은 충동이 들 정도다.
구랑위는 아픈 역사도 담고 있었다. 아편전쟁 패배후 청나라는 여러 항구를 개방했는데 그때부터 구랑위에는 10여 개 나라의 다양한 외국풍의 영사관과 별장, 교회가 들어섰다. 아름답지만 고난과 만고풍상의 기억을 간직한 곳이기도 했다.
흥미로운 것은 구랑위 사람들이 자신을 소개할때 샤먼사람이라고 안하고 꼭 구랑위 사람이라고 말한다는 점이다. 섬에 사는 것만으로 큰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아닌가 싶다.
부두에 도착해서 오솔길을 따라 약 20분 정도 걸으면 일광암으로 오르는 관문에 닿는다. 일광암은 해발 92.68m로 건너편 샤면시의 도시풍경을 관망할수 있다. 원래는 일광암으로 가는 케이블카가 있었는데 유네스코 신청, 환경 보호 등 이유로 철거했다.
섬의 최고봉인 일광암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유럽의 조용한 마을에 온것 처럼 붉은 빛을 띠는 지붕과 하얀색의 교회건물들이 눈길을 끈다. 그리고 아름다운 해변과 신선한 내음 풍기는 오솔길은 산책 코스로 최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밖에 주요 볼거리는 숙정화원, 피아노박물관, 호월원, 국제각자관 등이 있다. 그 가운데 숙정화원에 위치한 피아노박물관은 세계 최초로 제작된 사각 피아노를 비롯해 18~19세기 클래식 피아노 등 100여 대의 피아노가 전시되어 있어 200여 년간 피아노의 변천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아쉽게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은은한 피아노소리를 감상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곳은 음악의 고향(音樂之鄕) 또는 피아노섬이라고도 불린다.현지 안내원은 “올해 7월 1일 이후로 일광암을 포함한 5개 코스의 입장료가 100위안으로 통폐합됐다”고 소개했다.
사면으로 가는 항공편은 샤먼항공과 대한항공이 공동 운항하는 직항편을 이용하면 된다. 매주 3회 운행해 오다가 올해 10월 부터는 매주 5회 운행 횟수를 늘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