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 대책은 연말까지 취득세 50% 추가 감면과 미분양 주택 5년간 양도차익 100% 면제를 골자로 하고 있다. 대책 발표 당시 비교적 짧은 3개월 시행과 국회통과 지연 등으로 실효성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국회통과 이후 거래량이 서서히 늘어나고 호가(부르는 값)도 조금씩 오르는 추세다.
권도엽 국토해양부 장관도 15일 9·10 대책에 대해 “지난주부터 주택시장에서 급매물이 팔리는 등 거래가 살아날 조짐이 있다”며 “주택시장이 바닥을 다지는 중”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본지는 대책 발표 이후 약 한달이 지난 현재 서울 강남권 등 주요 주택시장 현황을 살펴보고 대책의 효과를 찾고자 한다. <편집자 주>
서울 강남권 주택시장이 9·10 대책 발표 이후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사진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단지 전경. [아주경제 DB] |
15일 현지 공인중개업소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의 소형 비율 30% 수용으로 재건축이 사실상 확정된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 1단지(전용 49㎡)는 지난 10일 이후 일주일새 호가가 2000만원이 올랐다. 지난주 6억9000만원에 거래되던 것이 현재는 7억3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개포동 우정공인 관계자는 “세금 감면 혜택 영향으로 다른 지역에서 아파트가 거래가 되기 시작하니 그동안 집이 안 팔려 못 들어오던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매입을 시작했다”며 “지금 사려면 넉넉잡아 7억4000만원 까지는 보고 와야 한다”고 말했다.
올 연말까지 이주하는 가락시영1차(전용 51㎡)는 15일 현재 5억9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취득세 감면 적용 이전인 지난달 18일 5억40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뛴 것이다. 가락시영2차(전용51㎡)도 5000만원이 올라 현재 6억500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가락동 백두산공인 하명화 대표는 “가락시영은 취득세 감면 대책이 가장 큰 집값 상승의 요인이 됐다”며 “최저점은 지나 이제 무릎정도까지 올라왔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대책 발표 이전 10억원에 급매물이 거래됐던 강남구 도곡동 도곡렉슬(전용 85㎡)의 경우 반등세를 보이면서 10억5000만~11억5000만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도곡동 골드공인 고정우 대표는 “취득세 감면 혜택으로 재건축 단지가 먼저 반응을 보이고 일반 아파트로 그 여파가 조금씩 번지면서 문의 전화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강남권 대부분 단지 시세는 보합세가 지속되고 있어 본격적인 거래 활성화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리센츠(전용 85㎡)와 잠실엘스(전용 85㎡)는 일부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호가가 1000만~2000만원 정도 상승했지만 주요 매물의 시세는 8억5000만~9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전용 84㎡)도 현재 8억7000만~8억9000만원선으로 대책 발표 이전과 차이가 없다.
잠실동 신천공인 관계자는 “연말까지 취득세 감면 혜택 때문에 문의는 늘고 있지만 시세는 큰 움직임 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치동 명성공인 김오령 대표도 “은마는 대책 발표에 큰 영향없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다음달 재건축 이주를 앞두고 있는 서초구 잠원동 잠원대림(전용 104㎡)도 최근 한달동안 시세 변동 없이 8억5000만~8억7000만원대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일부 인기단지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고는 있지만 매매시장 전반이 반등하려면 일시적 세금 감면 대책보다는 추가 활성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강남권은 대기수요가 많지만 과거처럼 투자자들 중심으로 움직이는게 아니라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취득세 감면 호재에도 즉각 반응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며 “취득세 감면만으로 시장이 다시 살아나기는 부족한 감이 있다”고 풀이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