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0 대책 발표 이후 한달 가량이 지난 판교·분당 주택 시장이 약보합세를 이어가며 바닥을 다지고 있다. 사진은 판교신도시 봇들마을 전경. [아주경제 DB] |
15일 본지 조사 결과에 따르면, 판교신도시 백현마을 6단지(전용 109㎡)의 현재 시세는 6억5000만~7억5000만원선이다. 정부 대책 발표 후 약 한달이 지났지만 매매가 변동이 거의 없다.
인근 P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방안 시행 이후 매수 문의 전화는 오고 있지만 아직까지 실질적인 거래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판교원마을은 5단지 전용 105㎡가 6억2000만~7억원, 3단지 105㎡가 6억2000만~7억원선으로 매매시세가 오히려 대책 발표 전보다 1000만~2000만원 가량 내렸다.
판교동 공인중개사는 “급급매물이 몇건 거래가 이뤄지면서 이에 맞춰 매도 호가가 내려갔다”며 “매물은 많은데 매수세가 약해 거래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분당신도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경기 분당구 서현동 시범삼성 전용 133.3㎡는 7억6000만~8억3000만원선에 시세가 형성돼 정부의 대책 발표 이전인 한달전과 비슷하다.
서현동 S공인 관계자는 “급매물로 가끔 시세보다 저렴한 물건이 나오지만 정부 발표전이나 후 모두 시세는 변동이 없다”며 “매수하려는 수요자들이 간혹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거래가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구미동 무지개5단지청구(전용 58.4㎡)도 2억5000만~3억원 내외로 한달 새 큰 변동이 없다.
이 지역 급매물의 경우 정부 발표 이전에도 거래가 이뤄져 급매물 거래 여부로 정부 정책의 실효성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게 구미동 일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에 따르면 9·10 대책 이전 한달 전국 아파트값은 0.27% 떨어진 반면, 발표 이후 한달간은 0.13% 하락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값은 발표 직전 한 달 동안 0.52% 하락했다가 이후 한 달간 0.26% 떨어져 낙폭이 절반으로 줄었다.
분당신도시도 하락폭이 0.36%에서 0.16%로, 판교는 0.45%에서 0.18%로 각각 절반 이하 수준으로 감소했지만 실제 매매거래까지는 이어지지 않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서울·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전반적인 거래 활성화까지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정부의 이번 정책은 연내 계약·취득분에 한하는 단기 조치”라며 “일부 지역에서 오름세를 보일 수는 있겠지만 한계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지금 약보합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이미 매매시장이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함영진 부동산써브 실장은 “가격이 치고 반등하려면 급매물이 소진되면서 가격이 상향 조정돼야 하는데, 지금은 조정되는 가격 자체가 보수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반등하기에는 어렵겠지만 연말까지 당분간은 바닥을 다지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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