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은 투자층도 많지만 실수요층도 적지 않은데다가 저렴한 때 저렴한 집을 잡아보자는 수요가 있어 거래가 없지는 않습니다. 단 ‘상태가 좋은 싼 집’과 급매물 외에는 거래가 잘되고 있지는 않습니다”(서울 양천구 신정동 Y공인 대표)
15일 아주경제가 서울 양천구 목동 일대 주택시장을 취재한 결과 정부의 9·10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서울 목동의 집값 급락세는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다만 아직까지 반등세까지는 보이고 있지 않는 상황이다.
목동신시가지아파트 14단지 전용 89㎡ 매매가는 4억8000만~5억1000만원으로 한달 전 정부대책 발표 이후 눈에 띄는 변화가 없다. 목동역과 업무·상업 인프라를 고루 갖춰 인기가 많은 7단지도 89㎡ 주택형의 매매가는 5억9000만~6억2000만원선 그대로다.
호가(부르는 값)는 시세에 비해서 높게 형성됐다. 이에 대해 지역 공인중개사들은 사는 사람도 없고, 파는 사람은 금방 팔린다고 여기지 않고 배짱으로(?) 집을 내놓는 경우라고 설명한다.
목동신시가지 주변 아파트 단지는 매매가가 오히려 떨어진 곳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푸른마을·학마을·신트리는 물론 최근 지어진 민간 브랜드 아파트 단지 또한 마찬가지다.
이에 대해 인근 W공인 관계자는 “9·10 대책은 미분양 아파트 외에는 강남 재건축 아파트에만 영향을 줬을 뿐 목동 쪽에는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며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에도 좋은 아파트 많은데 굳이 주변 단지를 보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목동3단지 전용 112㎡는 향과 산 조망권 등에 따라 매매가가 1억원 이상 차이난다. 하지만 9·10 대책이 발표된 이후 내림폭은 모두 같았다. 정부 대책 발표 이전에는 3억9000만~5억2000만원선이었는데, 현재 매매가는 대략 2000만원씩 빠졌다. 급매물은 3억5000만~4억8000만원까지 떨어졌다.
S공인 관계자는 “취득세 감면 영향으로 문의는 많지만 산 조망이 가능하고 도로와도 떨어져 꽤 쾌적한 304동 외에는 급매물만 거래가 된다”며 “매수자 중에서도 실수요자 위주의 거래 시장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9.10 부동산 대책에 따른 세제 혜택이 호재는 맞지만 미분양 아파트 외에는 효과가 약하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적기에 정책을 내놓지 못해 ‘학습효과’에 따라 시장을 관망하는 수요만 많다고 봤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팀장은 “세제 혜택은 분명 호재며 실제 미분양 아파트와 경매에선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며 “하지만 매매 시장은 현재 실수요자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어 반응을 나타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세제 혜택이 12월로 끝나면 주택시장 하락이 이어지겠지만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급락의 기미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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