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마민주항쟁 기념일(16일), 유신헌법 선포일(17일), 박정희 유고일(26일) 등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된 기념일이 10월에 몰려있는 탓에 가뜩이나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정수장학회 문제가 고비 때마다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본인과 관계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가운데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선거대책위원회 주요 인사들은 잇따라 최필립 정수장학회 이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며 박 후보에 대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황 대표는 16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최 이사장의 사퇴문제와 관련, “최필립 씨가 내년 3월에 그만두는데 이사회에서 그것을 좀 당겨서 먼저 그만두는 문제를 논의하고, 정말 박 후보를 도와주신다면 말끔하게 잘 정리하시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앞서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도 최근 최 이사장의 자진 사퇴를 우회적으로 촉구한 바 있다.
박 후보의 직접적인 입장표명을 필요하다고 주장도 나왔다. 정우택 최고위원은 이날 또 다른 라디오 방송에서 “당 차원에서 간접적 방법을 통해 이사진 퇴진 결단을 내려주길 바라고, 그렇게 해도 안 되면 박 후보가 나서야 한다”면서 “(박 후보가) 우회적 표현보다는 더 강하게, 실제로 최필립 이사장 함자를 거론하면서 물러나줬으면 좋겠다고 공식적으로 표명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정수장학회 문제를 둘러싼 야권의 압박은 이날도 계속 이어졌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정수장학회는 5·16 군사쿠데타를 일으킨 박정희 씨가 김지태 회장을 강압해서 강탈한 부일장학회가 그 전신”이라며 “정상적인 사회 공론화 과정을 거쳐 사회환원을 하든지, 유족에게 돌려주든지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무소속 안철수 후보 캠프의 김성식 공동선대본부장도 라디오 방송에서 “(정수장학회 관련 논란은) 새누리당이나 최 이사장이 스스로 정리하는 게 좋다”면서 “최 이사장은 박 후보의 의전비서관을 지냈고 2005년부터 오랫동안 이사장직을 맡아오는 등 늘 박 후보를 위해 뭔가 하겠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 아니냐”고 꼬집었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대선 경선 후보는 선거대책회의에서 “진실을 인정하면 해법이 나온다. 피하지 말고 진실을 인정하라”면서 “(정수장학회를) 국가가 강탈했다고 인정하는지 아닌지부터 밝히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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