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인치 퍼터를 사용하는 애덤 스콧. |
아주경제 김경수 기자=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에 출전하려고 생각중인 골퍼들은 롱 퍼터를 사용하지 말아야 할 듯하다. 세계골프를 관장하는 미국골프협회(USGA)와 영국왕립골프협회(R&A)에서 곧 롱 퍼터에 대한 규제를 발표할 것이기 때문이다.
미국 골프채널은 17일 “USGA에서 롱 퍼터 사용에 대한 새로운 규정을 올해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기는 못박지 않았으나, 11월말이나 12월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퍼터는 길이에 따라 일반적 퍼터(31∼35인치), 벨리 퍼터(42인치 안팎), 롱 퍼터(45∼49인치)로 구분한다. 그립 끝을 각각 복부·가슴에 대고 스트로크하는 벨리 퍼터와 롱 퍼터를 묶어 롱 퍼터로 통칭한다. 롱 퍼터는 1990년대초 샘 토런스가 처음 사용한 후 퍼지기 시작했다.
새로운 규정은 롱 퍼터 사용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아니다. 스트로크 타입만 제한한다. 요컨대 누구든 긴 퍼터를 사용할 수 있으나, 퍼터의 일부분(특히 그립끝)을 몸에 대는 행위(anchoring)는 금지될 것으로 알려졌다. 롱 퍼터를 사용하는 골퍼들은 그립끝을 몸에 댐으로써 더 안정적인 스트로크를 할 수 있다. 몸에 대지 못하게 하면 긴 퍼터의 장점이 사라지므로 롱 퍼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두 기구는 4년(룰 사이클)마다 골프규칙을 개정한다. 지금 적용되는 규칙은 2012년 보완돼 2015년까지 효력을 발휘한다. 롱 퍼터에 대한 새 규정이 생기면 그 조항은 2016년 1월1일부터 적용된다.
따라서 규칙이 개정되더라도 앞으로 3년여간은 지금처럼 롱 퍼터를 쓸 수 있고, ‘앵커링’도 가능하다. USGA의 마이크 데이비스 이사는 “룰 사이클 기간에 새 규정을 마련하더라도 불가피한 사유가 아닌한 그 규정은 차기 룰 사이클부터 적용된다”고 설명했다.
롱 퍼터 사용에 대한 논란은 몇 년전부터 벌어졌다. 웹 심슨, 키건 브래들리, 베른하르트 랑거, 애덤 스콧, 김종덕 같은 선수들은 롱 퍼터 옹호론자다. 랑거는 “많은 연습을 해야 롱 퍼터에 익숙해진다”며 두 기구의 움직임에 대해 불만을 표시했다. 타이거 우즈, 잭 니클로스, 아놀드 파머, 톰 왓슨 등은 롱 퍼터 사용을 반대하는 축이다. 우즈는 “퍼터는 다른 13개 클럽 중 가장 짧은 클럽보다 길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고, 왓슨은 “퍼터 끝을 몸에 대고 치는 것은 스트로크가 아니다”고 극언했다.
새 규정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2016올림픽에 대비하는 선수들은 지금부터 일반 퍼터로 훈련해야 할 듯하다. 굳이 롱 퍼터를 고집한다면 몸에 대지 않고 사용하는 수밖에 없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