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 불황에 따라, 오래 전 사둔 기념주화를 현금으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통상 기념주화는 발행 시기가 오래될수록 가치가 높아지기 마련. 그러나 올림픽 기념주화는 홍보와 재원 조달을 위해 많이 발행돼 가치가 높지 않다.
21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념주화는 1970년부터 현재까지 총 32종이 발행됐다. 한은은 다음달 30일 '유네스코 세계유산(석굴암과 불국사) 기념주화' 발행도 앞두고 있다.
올림픽 기념주화는 대회 유치 당시인 1982년과 83년, 개최 당시인 1987년부터 88년에 걸쳐 총 7차례나 발행됐다. 개최 당시 발행된 주화는 1000원화부터 5만원화까지 약 6종으로, 발행수량만 총 1048만장에 달한다.
회현동의 한 화폐수집상은 "사실 올림픽 기념주화는 지원기금 조성, 국제올림픽(IOC) 위원회 로열티 등으로 프리미엄을 붙여 많이 발행하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떨어진다"며 "불과 5년 전만 해도 발행가보다 오히려 시세가 쌌다"고 말했다.
화폐수집업계에 따르면 금화와 은화를 포함한 6종의 경우 현재 시세는 약 300만원이다. 약 10년 전만 해도 금값이 3.75g(1돈) 당 4만원 가량이어서, 당시 해당 세트는 55만원까지 떨어진 바 있다.
한국 금 거래소에 따르면 19일 현재 금 도매가격은 22만7000원이다. 최근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가치가 그나마 올라간 것이다. 하지만 저가로 판매된 니켈이나 구리 소재의 주화는 발행 당시나 지금이나 가격이 비슷하다.
반면 가치가 높은 기념주화는 무엇일까. 업계는 단연 2002년에 발행된 부산 아시안게임 기념주화를 꼽는다.
한 화폐수집상은 "발행 당시 판매대행사가 부도가 나면서 수량이 줄어 구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실제로 3만원화(금화) 기념주화의 경우 2008년말 기준으로 개인이 소장하거나 시중에 유통되는 발행잔량은 5000장에 불과했다.
한은은 각각 2만장 수량으로 발행된 '세계 핵안보정상회의 기념주화'와 '2012 세계자연보전총회 기념주화'도 희소가치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은 발권국 관계자는 "기념주화는 2005년부터 기본 발행량 약 3만장에, 은화(5만원화) 1종으로만 발행하고 있다”면서 “다만 소재가격 상승에 따라 주화 단가도 높아지면서, 기념주화를 사려는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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