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 안전문(스크린도어) 설치 후 전동차 안의 라돈 농도가 평균 53%, 최고 166% 증가했다는 최근 연구 결과와 언론 보도에 따른 것이다.
시는 지하철 운영기관이 특별관리구역을 지정·관리하는 라돈 농도 저감대책을 마련했다고 21일 밝혔다.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된 역은 1~4호선을 운영하는 서울메트로 17곳, 5~8호선을 운영하는 도시철도공사 20곳 등이다.
2호선은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을지로4가, 잠실, 이대, 아현, 종합운동장 등 6곳이다. 3호선은 종로3가, 충무로, 경복궁, 안국, 독립문, 교대 등 6곳, 4호선은 충무로, 미아삼거리, 남태령, 회현, 삼각지 등 5곳이다.
5~8호선의 20개 역도 라돈 농도가 짙게 검출돼 특별관리구역으로 지정됐다. 5호선의 경우 충정로, 서대문, 광화문, 종로3가, 을지로4가, 신금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청구, 행당, 왕십리, 답십리 등 11곳이다. 6호선은 고려대, 월곡, 역촌 등 3곳, 7호선은 수락산, 마들, 노원, 중계, 하계, 공등 등 6곳 등이다.
특별관리역으로 지정된 37개 역의 공통점은 심도가 깊거나 화강암 지반 구간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에너지 절감에 따른 환기설비의 운전시간 단축과 스크린도어 설치 등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5일 한국대기환경학회지에 게재된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의 ‘수도권 지하철 전동차에서의 라돈 농도 분포 조사’ 논문에 따르면 스크린도어(PSD) 설치 후 서울 지하철 2~8호선의 전동차 내 라돈 농도는 평균 53% 증가했다.
라돈은 토양이나 암석에 함유된 우라늄과 토륨이 붕괴해 발생하며 무색ㆍ무취의 방사성 가스 형태이다. 주로 터널 구간의 암반에서 지하수에 녹아 배출되면서 공기 중으로 확산한다. 자연 방사능의 일종인 라돈은 고농도에서 오랜 기간 노출되면 폐암이나 위암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시는 37개 역에서 라돈 농도를 연 2회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필요할 때마다 수시로 측정할 방침이다.
라돈 확산 경로도 집중 차단해 배수로 및 집수정에 맨홀 덮개를 설치하고 송풍기로 집수정 공기를 배출, 라돈 농도를 낮출 계획이다. 역사 청소를 할 때 지하수도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
또 하루 평균 3~13시간에 그쳤던 터널 안 환기시설의 가동시간을 최소 15시간 이상으로 늘린다.
전동차안 공기질 관리 강화를 위해 이전까지 환경부 지침에 따라 미세먼지, 이산화탄소 등 2개 항목만 측정하던 것을 앞으로는 라돈까지 측정한다.
시 관계자는 “지하철 역사와 전동차 안 라돈 농도는 유사한 분야의 기준치 이내로 인체에는 무해한 수준이지만 시민 불안을 고려해 관리대책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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