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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일리. 소속사 제공 |
가요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올해 음반제작자들이 기획한 아이돌 그룹은 200팀이란 넘는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가운데, 남자와 여자 아이돌 그룹은 그야말로 홍수를 이뤘다. 하지만 그럼에도 성공한 신인 그룹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다.
21일 온라인 음원차트를 보면 1위부터 100위까지 가운데 남,녀 아이돌 그룹을 찾기란 짚더미에서 바늘찾기 보다 더하다.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대다수 대중의 관심을 얻는데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멜론차트에서 현재 1위는 엠넷 '슈퍼스타K4'의 로이킴과 정준영이 부른 '먼지가 되어'다. 2위는 발라드 가수 케이윌의 '이러지마 제발'이 차지했다. 3위는 에픽하이의 '춥다', 4위는 가인의 '피어나' 순이었다. 10위까지 가운데 아이돌 그룹으로는 미쓰에이의 '남자 없이 잘 살아'가 3위, 블락비의 '닐리리맘보'가 9위에 오른 것이 가장 높은 순위였다.
다른 차트 역시 상황은 별반 다르지 않다. 21일자 엠넷 실시간 차트를 살펴보면 1위부터 10위까지에 아이돌 그룹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다. 아이돌 그룹이 기세좋게 등장했지만, 뚜렸한 성과를 보인 신인 그룹은 없었다.
올해 가장 핫한 반응을 보인 것은 여자 솔로 가수들이었다. 올해 데뷔한 에일리와 FNC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쥬니엘은 각각 여성 솔로로서 음원차트 4위와 10위권대에 자신의 노래를 올려놨다. 이들의 선전은 오랫동안 끊어진 여성 솔로 가수의 맥일 이어간다는 점에서 가요계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켰다.
가장 히트한 아이돌 그룹 역시 씨스타, 시크릿 등 기존에 활동하던 그룹들이 선전한 경우였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일부 관계자들은 "한국에서 아이돌 시장은 과포화상태다"고 결론을 내려기도 한다.
아이돌 그룹이 실패한 이유는 바로 차별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덥스텝 장르와 퍼포먼스로 무장했지만, 대중이 보기엔 기존 아이돌 그룹을 뛰어넘는 매력이 없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들이 무수히 등장했지만, 기존 아이돌 그룹의 아성을 뛰어 넘는데 실패했다. 가장 큰 이유는 너무 비슷하다는 것이다. 개성을 살리지 못하고 아류 형식으로 등장한 그룹이 원조의 매력에 못 미치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데뷔한 그룹들 중에 성공한 그룹이 없는 가장 큰 이유가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아이돌 그룹이 데뷔 앨범으로 성공하길 원하는 것은 너무 과한 욕심이라고 보는 제작자도 있다. 다른 제작자는 "인피니티가 지금의 위치에 오르기까지 낸 앨범만 싱글포함해 5장은 넘는다. 빅뱅도 그렇고 소녀시대도 그렇고 그 위치에 오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아이돌 그룹이 성공하기까지 보통 2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드는 것을 감안하면 아직 올해 데뷔한 아이돌 그룹은 앞으로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고 반박했다.
현재 가요계는 지난해에 열풍에 이어 아이돌의 댄스음악이 대세를 이뤘다. 하지만, 가을 찬바람이 불면서 나얼, 케이윌, 에일리, 10cm 등 탈 댄스음악을 앞세운 가수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더불어 엠넷 '슈퍼스타K4'의 지원자들이 발표하는 음원도 강세다. 이는 아이돌에 편중된 가요계에 균형을 잡아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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