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르켈 총리는 7년간 집행할 EU예산안에 대해 영국이 거부권을 제시한다면 예산회의는 의미가 없다며 취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독일은 오는 2014년부터 7년동안 EU 국내총생산(GDP)의 1%를 예산으로 책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EU집행위원회는 GDP의 1.1%에 해당하는 1조유로(1조3000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영국은 EU의 예산을 이같이 늘리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지난주 EU정상회의 이후 EU예산안 인상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첬다.
캐머런 총리는 “예산안 증액이 영국에 해가 된다면 절대 찬성할 수 없다”며 “EU의 지출이 늘어날수록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며 거부권에 대한 완고한 입장을 나타냈다.
캐머런 총리의 거센 반대 의사에 주변 국가들도 당황감을 감추지 못했다. 영국의 거부권으로 연말까지 예산안을 승인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네덜란드, 스웨덴, 핀란드, 덴마크, 오스트리아, 체코 등 6개국은 독일이 제시한 예산안을 지지하고 있다.
결국 메르켈 총리가 캐머런 총리 설득에 나선다. 메르켈 총리는 다음달 초 영국을 방문해 캐머런 총리를 만날 예정이다.
FT는 메르켈 총리가 영국이 계속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정상회의에서 핵심사안을 처리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독일의 설득 노력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고 보고 있다.
한편 EU 정상회의는 다음달 22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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