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는 올해 말까지 국제해사기구(IMO)와 온실가스 배출 감축관련 협상이 결렬될 경우 선박 탄소세 도입을 독자 추진할 것이라고 밝혀 중국 업계에 우려를 던져줬다. 중국 당국은 EU조치에 대한 대응차원에서 자국실정에 맞는 배출권 거래제나 탄소세 관련 제도연구에 나섰다고 징지찬카오바오(經濟參考報)가 22일 보도했다.
중국 교통부 관련인사는 선박에 대한 탄소세 부과는 국제해사기구(IMO)의 차원에서 진행되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해 안에 EU가 IMO와 타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여 EU가 일방적인 압박 수위를 높일 경우에 대비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할 수 있는 방안연구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해사기구에 따르면 전세계 해운업의 이산화탄소 배출령은 전체의 3%를 차지하고 있으며 만약 감축에 나서지 않는다면 2050년 그 비중이 18%까지 증가할 전망이다.
그러나 중국 선박업계 인사는 해운업이 수 년간 침체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 탄소세 부과 부담까지 가중되면 업계 상황이 더욱 어려워 질 것이라며 우려했다. 최근 원유값 변동의 타격도 커져 해운업 마진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EU의 움직임은 물론 이에 따라 중국 당국이 해운업, 선박관련 탄소배출권거래 및 탄소세 부과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해운업은 상대적으로 온실가스 배출량이 가장 적은 에너지 절약형 운송수단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또한 온실가스배출권거래제 혹은 탄소세 도입을 위해서는 관련 거래플랫폼 및 규칙제정, 투기방지, 공평한 쿼터분배 등 해결과제가 산재해 있다고 지적했다.
2008년 EU는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도를 개정하고 올해 EU 회원국 공항이용 항공기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등 독자적인 행보에 나서 세계 각국의 반발을 사고 있다. 미국 상원은 지난달 22일 EU 항공기 탄소세 거부법안을 통과시켜 미국 항공사에 탄소세 부과를 준수하지 않아도 된다는 법적권한을 부여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EU의 이같은 움직임은 EU가 국제 탄소배출권시장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했다. EU는 경기침체로 공장 가동과 탄소 배출량이 급감, 배출권 가격이 하락한 상황을 항공기, 선박 등 운수업 탄소세 부과로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이러한 EU의 행보가 결국 각국의 대응책 마련을 유발해 무역분쟁도 야기할 수 있어 비난을 사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