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탄 마련 나선' KB금융, ING 인수 가시화?

ING생명 '노사 교섭' 재개, 매각 움직임

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KB금융그룹의 ING생명 인수가 사실상 확정돼 발표만 남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양사는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최근 드러나고 있는 양사의 움직임은 ING생명 인수 및 매각 작업을 위한 것이란 게 금융권의 분석이다.

KB금융은 ING생명 인수를 위한 이른바 '실탄' 마련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중이다. 또 ING생명은 경영진이 노동조합과 그동안 미뤄오던 교섭에 나선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인수가격 역시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났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여전히 인수가격이 발목을 잡을 여지는 남아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이 ING생명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자회사인 KB국민은행으로부터 사상 최대 규모인 1조원의 중간배당을 추진하기로 하면서, ING생명 인수가 사실상 마무리 된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은 얼마 전 한국거래소의 중간배당 추진 관련 조회공시 요구에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는 과정에서 은행으로부터 중간배당 등 다양한 자금조달 방안을 검토 중이며 아직 확정된 바는 없다"고 답변했다.

사업다각화는 ING생명 인수를 통한 보험업 강화를 의미하는 것으로, KB금융이 자금조달 방안과 규모까지 구체적으로 제시한만큼 ING생명 인수가 사실상 확정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ING생명 측도 회사 매각을 염두에 두고 있는 모습이다. 얼마전 ING생명 노조는 민주노총, 사무금융노조, 투기자본감시센터 등과 함께 ING공대위를 구성하고 공동투쟁에 나서기로 했다.

또 존 와일리 ING생명 한국법인 사장도 노조와 교섭을 진행하겠다며 호의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노사간 교섭에서는 매각 후 고용안정 보장, 매각수익금 직원 분배 문제, 비정규직문제 해결 등에 대한 내용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다.

ING생명 경영진이 매각 작업을 원활히 진행하기 위해 노조와 교섭을 시작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KB금융이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하는 것은 인수 시기가 임박했기 때문 아니겠냐"며 "논란이 되고 있는 인수 가격 역시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여전히 인수가격이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KB금융의 ING생명 인수가격은 대략 2조5000억~2조8000억원 수준에서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침체와 경기하락 등을 감안했을 때 가격이 다소 높다는 게 금융당국의 시각이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도 "ING생명 인수에 적합한 시점인지 보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